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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ma Aug 25. 2020

돌아가다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왜 나빠

용정리 호상놀이의 선소리를 들으면서 이상하게도 눈물이 뚝 떨어졌던 스물다섯의 가을부터 언젠가 돌아갈 곳을 생각했었다.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지만, 다음 생이란 것이 있어야만 한다면 나무로 태어나고 싶은 나는 우리 말의 돌아가셨다는 말을 참 좋아한다. 끝이 아니라 어디론가 돌아갔다는 그 말이 따뜻했다.

삶과 죽음은 누구에게나 있는 것인데 왜 삶을 생각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죽음을 생각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자연스럽게 마지막을 생각하고 이야기하고 준비하는 것이 이상한 일은 아니다. 늘 마지막을 생각하는 나의 만남은 진심이고 이별은 다정하려고 노력한다.


매순간 삶의 마지막을 생각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있는 존재라서 매순간 열심히 살아내고 있다. 내가 끝까지 돌봐야하는 존재들을 남기고 훌쩍 떠나버리지 않도록.



나는 꼭. 따뜻한 어느 날, 나무나 바람으로 돌아가고 싶다. 인간의 삶은 이번에 열심히 살아낼테니 이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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