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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ma Aug 21. 2020

내 강아지는 '온리원'입니다.

하나뿐인 내새끼

어린 강아지들을 참 잘도 키우고 친절히 대해줬던 내 늙은 아가 쿠키가 마지막으로 업어 키운 내 강아지는 태어날 날도, 어디에서 왔는지도 모르는 그저 세상에 하나뿐인 '온리원'이다. 누가 얘는 어떤 종이냐고 물으면 늘 얘기한다.

세상에 하나뿐인 강아지에요. 


개할머니였던 외할머니와 개엄마인 이모, 개아빠였던 아빠 덕에 내 삶엔 늘 강아지들이 함께였다. 그러나 그 많은 내새끼들 중 누구도 내의지로 내새끼가 된 적은 없었다. 사촌동생이 키우다가 맡기고, 동생이 키우다가 데려오고, 아빠가 데려오고, 엄마 친구분이 어린 강아지들을 보내오기도 하고, 늘 강아지들이 어떻게든 나에게로 와서 내새끼들이 되었었다.


하지만, 작년 겨울 아빠 차 밑에서 떨고 있었던 어린 강아지는 오롯이 나의 의지로 내새끼가 되었다. 어느날 톡에 낯선 아기강아지 사진이 올라왔다. 아빠 차 아래서 오들오들 떨고 있길래 들어갈래? 하니까 발을 내밀었다 들여놨다 하면서 몇 번 고민하더니 정원으로 들어왔다고. 그리고는 배가 고팠는지 아빠가 주는 간식을 한번에 다 먹어치웠다고. (ㅠㅠ) 


주인이 찾으러 오면 보내주려고 했는데, 주인은 끝내 오지 않았고 그러면 버린 것이나 다름없으니 내가 잘 키워보기로 했다. (우리집 위치가... 그 손바닥만한 강아지가 혼자 찾아오긴 동네에서 꽤 떨어진 곳이다. 그러면 뭐 뻔하지..)


예민하고 세 살 많은 코카 누나 눈치를 보는 척하며, 온 가족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내새끼는 삶이 늘 즐겁다. 최선을 다해 뛰고 최선을 다해 껌을 씹고 최선을 다해 식구들을 반긴다. 지금도 최선을 다해 마당을 달리고 싶을텐데, 마당 공사도 안되고 울타리도 없어서 현관밖 출입 금지 상태다. (미안) 누나가 얼른 잘 마무리하고, 진드기 안 물리게 준비해놓고 자유를 줄께. 그동안은 거실에서 공가지고 신나게 놀자!


앞집 할머니, 길고양이, 물까치들로 부터 집을 지키고 있는 용감한 개린이
껌씹는게 유난히 귀여운 내새끼
누나가 앉았던 안마의자에 한 번 앉아보신 개린이



진드기가 사라지는 계절이 빨리 오면 좋겠다. 내 강아지들이 매일 매일 실컷 뛰어다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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