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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ma Aug 27. 2020

빡침의 순간

건들였으면 제자리에 놓으라고!

아침에 샤워하는데 또또또또!!!! 따듯한 물이 안나왔다.

이제 알겠다. 어제 가스안전공사에서 다녀갔으니 또 벨브 건들여놓고 제자리에 안두고 갔겠지.

보일러실에 나가봤다.


아. 이런 제길.


어제 분명 닫아뒀던 문은 활짝 열려있고, 바람에 날렸는지 가스관에 부딪혀서 문이 찌그러졌다.

뭘해도 찌그러진 곳때문에 문이 안닫힌다. 힘으로 밀어놓고 열쇠로 걸어잠궜다. 보일러실문은 바꿔야하나 아니면 매번 열쇠로 잠궜다 열었다 해야하나. 아 귀찮다. 진심이다. 근데 저렇게 생긴 문이 바람에 열리는게 가능한가. 뭐가 어찌됐던 태풍만 아니었어도 저렇게 찌그러지지는 않았겠지. 이게 다 날씨탓이다.


그나저나 배관도 쳐서 긁혔던데, 가스가 새는 것은 아닐지... 이건 또 어디에 물어봐야하나.

가스가 새서 사고가 난 후라면 119인데. 쉴새도 없이 내가 저지르지 않은 일은 일어나고 매 순간 지친다.


아..! 문열리는 방향을 배관 반대쪽으로 했음 이런 일이 없었겠구나. 집을 처음지어봐서 알턱이 있나.

대체 어떤 벨브를 잠궜는지 모르겠어서 뱅뱅 돌다가 발견해서 열고 물을 틀으니 따뜻한 물이 잘도 나온다.

건들였으면 다 제자리에 좀 놨으면 좋겠다. 아니면 바꿨다고 말을 하라고. 한두번도 아니고 매번 엿먹으라는 것도 아니고, 정말 미칠노릇이다. 이미 난 찬물로 머리감고 샤워하고 춥고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오늘 하루는 정말 엉망진창일 것이 분명하니 현관밖도 나가지 말아야겠다.


어제 오늘 제대로 된 일이라고는 고양이 밥그릇을 현관처마 깊이 밀어넣은 것 밖에는 없다. 이마저도 아침에 만져보니 축축해서 버리고 새로 주긴 했지만. 바람불고 비오는데 다들 어디서 잘 피해 있기는 했을지.



오늘은 에어콘도 KT도 전화 안할 예정이다. 분명 통화하면 화낼 것이 분명하니까. 언제고 기분 좋은 날 전화해야지. 대체 이 모든 일에 내가 뭘 잘 못햇는지 모르겠다. 잘 못한거라고는 집을 지은 것 밖에는 없는 것 같아서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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