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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ma Jeon Mar 12. 2020

직업을 꿈이라 생각했던 나와의 작별

나의 엉뚱섬을 찾아서

작가소개

***

중화권 스타트업 회사에서 근무하는 한국 시장 담당 Business development / Marketer, 외국 생활 3년 차입니다.

***

대학교 때 꿈은 방송국 pd가 되는 것이었다. 당시에는 아직 빅 미디어가 존재했고, 피디 지망생들은 모두 k, m, s 삼사를 꿈꾸며 공부했다. 나도 대학생 때부터 취준생 시절까지 계속 언론고시 스터디에 참여하여 열심히 준비했다.


뒤돌아보면 내가 피디가 되고 싶었던 이유는 그럴듯하고 안정적이며 직업이 곧 내 정체성이 될 수 있는 직업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특별한 소속감과 정체성을 얻기 위해 나는 독한 합격률을 무시하고 언론고시에 매달렸다.



일반 직장인으로 눈을 돌린 후에도, ‘명함’에 대한 나의 집착은 여전했다. 좋은 회사의 그럴듯한 직함을 가지고 싶었다. 그래서 마케터라는 직함이 마음에 들었던 것은 사람들이 나름 인정해주는 편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요즘 N 잡러들 그리고 자기의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는 이들의 글과 영상을 많이 접하면서, 자아를 직업에 의탁할 수는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아를 직업에 의탁해버리면 그 직업 외에 일을 시작할 수도 없으며, 시작할 동기도 사라진다.


그러나 고정 직업 외에, 유투버나 강의를 하는 나도 내 자아 중에 하나이며, 여러 시도를 통해 개인은 계속 확장해나갈 수 있다. 영문학과라면 모두 아는 구절 ‘나는 하나의 우주다’ 그 말의 의미를 요즘 다시 깨닫고 있다. 사회가 정해놓은 카테고리 속의 하나가 아닌 나는 자유롭고 창조적인 하나의 세계인 것이다.


https://youtu.be/HLPtY49CCW4

16분 45초~

10개의 직업을 가진 조규림 님은 주위 사람들로부터 소위 후려치기를 많이 당하셨다고 한다. 그러나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모두 융합해서 엉뚱섬을 만들어서 잘 살고 있으면 된다고 다짐하셨다고 한다.


조규림 님 유튜브 채널 @goodlifeunnie

https://www.youtube.com/channel/UCWBfP8guLO01vSBMmX3LiFA


엉뚱섬은 영화 인사이드 아웃에 나오는 핑퐁이 사는 섬이다. 주인공이 새로운 동네로 이사 가고, 새로운 학교에서 사회화를 거치면서 이 엉뚱섬은 사라진다. 조규림 님은 자신의 매력은 이 엉뚱섬에 있다고 생각하신다. 여러 일을 멀티로 하는 것이 자신의 매력이고 스타일이라고 말한다. 영화에서 엉뚱섬이 사회화로 인해 사라지는 것처럼 나 또한 사회화를 거치면 주위 사람들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모습이 되기 위해 무리하며 살아왔다.


직업이 자아인, 이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이전의 나와 작별해야 한다. 다른 사람의 조소를 신경 쓰지 않을 배짱, 새로 시작하는 어떤 시도에도 쪽팔림을 견딜 수 있는 단단함이 필요하다. 행동력과 부지런함과 함께 2020년 새로운 2.0의 나를 만들어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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