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나짱에 나타난 불청객

혼자 여행하는 여성을 위한 지침서

by Emma Jeon


나짱 역에 내린 이유는 다음 행선지인 달랏에 가기 위해서였다. 예약한 벤(Van) 탑승 시간까지 6시간 정도 남은 상황이다. 나는 38L 백패커를 매고, 가족과 연인들의 휴양지인 나짱 시내로 들어간다. 곳곳에 호텔과 마사지샵, 카페가 있는 이 곳은 외국 사람들도 사랑하는 해변 휴양지다. 호텔에서 묵으며 하와이 티셔츠와 원피스를 입고 다니는 관광객들 사이로, 어색하게 꼬질꼬질한 백패커가 지나간다. 불청객이 나타난 것이다. 나는 주눅 들지 않으려고 더 꼿꼿이 어깨를 펴고 걷는다.



나짱 역에서 해변까지 걸어갔다. 야자수가 곳곳에 심어져 있고, 거리는 깨끗하며, 해변에는 사람들이 수영과 선탠을 즐기고 있다. 아름다운 도시, 그러나 혼자 여행하는 나와 어울리지 않는 도시였다. 그래도 해변과 좋은 날씨, 야자수 그늘은 모두에게 기꺼이 내어주니 나는 잠깐의 바캉스를 즐긴다.


그리고 기어코 나는 현지인들의 세계 속에 들어가기를 바란다. 동네의 쌀국수집에 현지인들이 바글바글하다. 맛집은 역시 one menu다. 가게 주인이 손가락으로 하나? 하면서 물어보길래 나도 손가락 하나로 주문한다. 주인이 나를 6인용 식탁으로 데려간다. 이미 한 가족이 쌀국수를 먹고 있다. 나는 그 테이블에 비집고 들어가 1인용 식사를 한다. 내가 그곳에 있는 동안, 현지인들의 삶은 아주 작은 파동이 생긴다. 나는 그들에게 어색함과 걱정스러움과 불편함을 주는 존재일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현지에 능통한 척, 어색하지 않은 척, 많이 이런 상황에 처해본 척 그 속에 녹여나려고 한다.


그리고 그날 덕분에 내 인생 쌀국수를 만났다.






나짱 도심의 Big C 마트 앞에서 예약한 벤을 타고 달랏으로 출발한다. 벤에는 최대 6명 정도만 탑승하기 때문에, 관광버스보다 프라이빗하다. 에어컨이 잘 나왔으며 시트도 푹신했다.


달랏은 고산에 위치한 지역이라서 벤은 구비 구비 계속 산길을 올라갔다. 귀가 먹먹해졌을 때, 차 밖에는 어느덧 아름다운 고산의 풍경들이 보였다. 1년 내내 춥지 않고, 시원해서 허니문 장소로 유명하다는 달랏에 왔다. 나짱에서 못 본 긴 겉옷을 사람들이 입고 있다. 춘절을 맞아 사람들이 고향인 달랏으로 돌아왔는지, 도시에서 생동감과 부지런함이 느껴진다. 그리고 나는 달랏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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