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베트남 야간 기차는 낭만적이다.

by Emma Jeon


호이안 호스트 가족들과 안녕 인사를 나누고 나는 12시에 출발하는 야간 기차를 타러 다낭 기차역으로 향한다. 인터넷으로 침대칸을 예약해두었다. 나짱까지 7시간을 이동해야 하기에, 밤 시간을 활용하고 싶었다.


기차역에 도착해 예약 이메일을 보여주니, 예약은 되었는데 돈은 지불되지 않았다고 한다. 카드도 안되고 현금으로 지금 532,000동을 지불해야 한다. 출발 시간까지 40분 남짓 남았는데, 근처 ATM에서 돈이 뽑히지 않는다. 젠장.


망했다고 생각한 순간, 기차역 근처의 오토바이 아저씨들이 보였다.


택시처럼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할 수 있는 서비스 같았다. 근처에 다른 ATM기에 데려다줄 수 있냐고 물어봤더니, 문제없다면서 오토바이 뒷자리에 타라고 했다.


5분 정도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하니, 정말 ATM기가 있었다. 카드를 ATM기계에 집어넣으며, ‘생각 없이 살다가 내 이 꼴 당할 줄 알았다’ 후회했으나, 행운의 여신은 게으르고 준비성 없는 나를 매번 살려주신다. 다행히 돈이 뽑혔고, 나는 기차표를 살 수 있었다.


4인 침대칸, 나름 아늑했다.

기차는 7시간을 계속 달린다. 절도나 성희롱 등의 문제가 생길까 걱정이 되기도 했는데, 다들 피곤한 몸을 눕히고 잠에 들기에 바빴다. 침대도 생각보다 쾌적하고 아늑하다. 나는 2층 칸에서 기차가 만드는 일정한 소음을 들으며 잠에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기차는 여전히 부지런히 움직인다. 창밖으로는 베트남 시골이 보이고, 남부로 내려온 것이 느껴진다. 더 따뜻하고 습하다. 잠에서 깨어난 사람들이 창문에 조르르 걸쳐 서서 창밖을 바라본다.


하룻밤 숙소가 되어준 고마운 침대칸 기차, 내가 잠든 사이에 멀리도 데려다주었다. 기차가 나짱 역에 멈춰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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