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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ma Jeon Jun 18. 2020

04. 불꽃놀이를 보려면 쑤언후엉 호수로 와요


달랏 호스텔에 짐을 풀고, 쉬엄쉬엄 동네 구경을 시작한다.  처음 와보는 동네 구경이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 놀이다. 빈티지 옷가게를 발견한다.  달랏이 다른 도시와 달리 온도가 낮아, 마침 겉옷이 필요한 참이었다. 집주인은 불쑥 찾아온 외국인 손님에 당황하지 않고 이것저것 꺼내 보여준다. 두꺼운 청자켓을 하나 구매했다. 빈티지 특유의 콤콤한 옷 냄새가 난다. 시장에서 파는 군고구마가 엄청 커서 몇 개 구매한다.  달랏 시내에서 제일 유명한 빵집에서 공짜 빵 냄새를 맡아본다. 동네 안경점과 식당도 구경한다.



오토바이와 차들이 천천히 로터리를 빙빙 돌고 있다. 외지인은 엉뚱한 곳에서 행복과 위안을 얻는다.






 뗏(Tết)에는 어느 도시에 가도
불꽃놀이를 해요.


지난밤, 호이안의 호스트가 좋은 정보를 알려주었다.  뗏(베트남의 구정)에 도시마다 불꽃놀이를 한다고.  머무는 호스텔과 동네 주민들에게 물어보았는데, 어느 위치에서 보면 불꽃을 잘 찍을 수 있는지까지 다들 알고 있었다.


뗏( 베트남의 구정) 당일에 내가 머무는 곳은 우연히 달랏이었고, 나는 밤 11시 30분에 슬슬 일어나, 쑤언후엉 호수로 향한다. 흡사 New Year 카운트다운으로 유명한 타이베이의 12월 31일의 느낌이 난다. 사람들의 얼굴엔 함박웃음과 흥분이 새겨있다.


쑤언후엉 호수를 둘러싸고 사람들이 가득 차있다. 유독 차가운 공기가 기억이 난다. 혼자이기에 조금 외롭다. 동시에 새해를 알리는 아름다운 불꽃을 이렇게 인생 처음 와보는 엉뚱한 도시에서 볼 수 있어서 행복하다. 충동적이고 두려움 없는 나는 이렇게 깜짝 선물을 나에게 가끔 보내준다.


Chúc mừng năm mới!
새해 복 많이 받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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