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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ma Sage May 27. 2022

책 : 외모 자존감 수업

외모에 예민한 당신을 위한 심리 기술과 실천법

#Sage의책갈피

외모 자존감 수업

외모에 예민한 당신을 위한 심리 기술과 실천법

부운주 지음

그래도봄



외모 자존감 수업은 외모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을 위한 심리서이다.

         

저자는 고교 시절, 탈모증으로 외모 자존감이 심각하게 떨어진 경험이 있다고 한다. 10대 후반에서 20대 중반, 인생의 다른 시기보다 훨씬 더 외모로 평가를 받는 시기에 얼마나 힘들었을까. 글쓴이는 탈모를 치료하지 못했지만 자신의 모습을 수용하기 위해 공부를 했다. 주로 신경증(우울증, 불안증, 트라우마, 섭식장애, 정신신체장애 등) 질병군의 정신질환을 다루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되었다.《머리카락의 기쁨과 슬픔》이라는 책을 썼다니 자신의 경험을 얼마나 세심하고 냉철하게 들여다보았을지 짐작해보게 된다.

      

이 책은 외모가 다가 아니에요. 내면이 중요합니다 같은 단순한 메시지로 낚지 않는다. 외모의 중요성에 대해서 인식하고 있고, 추함에 대한 본능적인 거부감에 대해서도 가감 없이 다루고 있다. 또한 전문적이면서도 친절해서 시술과 부작용에 대한 현실적인 내용도 담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카페인 신드롬이라는 말을 접했다. 카카오톡,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의 줄임말이라고, sns를 보면서 자꾸만 남과 나를 비교하고 열등감을 느끼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그리고 여기에서 제시하는 여러 솔루션들 중에 내가 평소 주장하는 방법도 있어서 반가웠다. 요즘 부쩍 나이로 변하는 외모에 대한 서글픔을 호소하는 친구들이 많은데(나도 포함) 그럴 때에 하는 말이 있다. 집에만 있지 말고 밖에 나가서 사람들을 좀 보라고. 거리에 나가보면, 패션 피플들이 몰려든다는 동네에서도 예쁜 사람들은 많지 않다. 잘 꾸미고, 분위기가 좋고, 청결해 보이고, 에너지가 밝고 등등이지 내가 나 자신을 뜯어보는 것만큼 세심하게 뜯어보면 그들도 그냥 사람이다. 타인과 비교해서 나의 장점을 인식하고 우월감을 느끼라는 것이 아니라, 그냥 평균적으로 굉장한 미인 미남이 많지 않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외모와 별로 상관없는 삶을 살고 있다는 걸 보면 마음의 평화로워진다.

      

책에서 주목하고 싶은 부분은 질병으로 인한 외모의 기형과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소하면서도 굉장히 다양한 상황들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부분에 주목하고 여러 사례를 다루었다는 것만으로도 해당되는 컨디션을 겪는 분들에게는 위안이 될 것 같다.

        

특별히 인상 깊게 읽었던 부분은 홍조 컴플렉스를 겪는 사람의 일화이다. 홍조가 별거 아닌 거 같았는데 그 증상을 겪는 사람들은 통제되지 않는 얼굴색의 변화로 스트레스를 많는다고 한다. 얼굴이 빨개져서 스트레스를 받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얼굴이 더 빨개지고 패턴이 반복된다는 점도 알게 되었다. 그러나 홍조로 불편함을 겪는 사람들의 모습을 비디오로 찍어보면 자신이 인식하는 것만큼 얼굴이 붉어지지 않는 경우가 더러 있다고 한다. 또한 홍조와 동반되는 신체적 증상 때문에 이 상황을 더 심각하게 인식하지만 남들은 겉모습만 보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고 말한다.   

  

음악 수행평가 때 부끄러웠던 기억이 강훈 씨에게는 10년이 지나도 머릿속에 남아 있으나 동창들 대부분이 기억하지 못하는 것과도 관련이 깊다. 그 당시 동창들의 눈에는 노래를 못하고 얼굴이 붉어진 누군가의 모습만 들어올 뿐 강훈 씨가 느낀 두근거림, 식은땀, 떨림, 긴장감, 창피함, 부끄러움, 화끈거림 같은 생생한 감각은 전달되지 않았다. 이처럼 주관적인 느낌과 실체를 분리하여 객관적 위력을 파악하는 것은 홍조를 줄이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p.162)
     

외모라고 하면 우리는 얼굴을 주로 떠올리고 그다음으로 몸매의 이미지에 대해 생각한다. 그러나 외모라는 것은 몸의 한 측면이고 외모 자존감은 몸에 대한 존중에서 출발한다. 자신의 외모에 만족하면서 몸을 건강하게 관리하는 것, 그것이 궁극적인 목표가 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외모의 변화 없이도 내가 나를 바라보는 방식을 개선하면 외모 자존감이 올라간다고 한다. 전적으로 동의하며, 저자가 쓴 본문의 마지막 문단이 와닿아서 가져왔다.     


피부처럼 사람의 마음에는 상처를 치유하는 능력이 내재되어 있다. 외모로 인한 아픔도 시간이 흐르면 서서히 아물 것이다. 아무리 극심한 외모 열등감이라도 바다처럼 깊고 넓은 시간 속에서 옅어질 것이다. 시간만큼은 분명 외모 자존감을 도와줄 것이다. 만병통치약은 아니겠지만 외모 자존감의 상처를 보듬어줄 것이다.(p.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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