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겨진 고백
2014년 2월 14일 태어난 한티, 2014년 4월 18일 누나를 처음 만나고 2021년 3월 10일 별이 되었구나.
한티야 정말 사랑해 누나가.
한티야 넌 참 내가 제일 어려웠던 시기에 누나를 찾아왔구나. 하필 2014년 그 끔찍했던 때 그저 검은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는 내 어린 생각으로 누나의 첫 고양이로 와줬어.
처음부터 못 알아본 거 정말 미안해. 원랜 다른 검은 고양이가 누나의 고양이가 될 뻔했어. 그런데 그 아이가 아프다며 널 데려가라고 하더라. 지금 생각하니 어찌나 다행인지. 한티를 만나서 고마워.
아기인 너를 격리한답시고 그 추운 베란다에 둔 거 정말 미안해. 집엔 룸메이트의 다른 고양이가 있었어. 다 같이 건강하게 살려면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는데 어린 네가 얼마나 추웠을까. 한티가 그래서 전기장판을 좋아하나.
하얀 고양이를 데려와서 미안해. 네가 그날부터 너무 많이 아팠잖아. 네가 그렇게 화를 내는 걸 처음 봤어. 너무 싫었나 보다. 누나가 한티마음을 헤아려주지 못했구나.
좁은 집에 살았어서 미안해. 버티랑 얼마나 싸웠던 거야? 그냥 누나한테 집이 좁다고 칭얼대지 그랬어. 착해빠져서는. 왜 얻어맞고만 있었던 거야. 마음 아프게. 그래도 버티 안 밉지?
너무 힘들 때 옆에 있게 해서 미안해. 누나가 울 때마다 한티가 옆에서 누나 쓰다듬어 줬는데 이제 누가 쓰다듬어 줄까. 그런데 벌써 버티랑 로티가 달라졌다?
네가 몸이 안 좋단 걸 너무 늦게 알아버려서 미안해. 솔직히 진짜 몰랐어. 그래서 누나가 한티에게 더 잘할 기회마저 없어지고 말았네. 그래서 누나는 한티한테 더 잘하고 싶어.
그런데 왜 이렇게 갑자기 떠나버렸어. 누나 크게 부르짖고 안아달라고 하지 그랬어. 누나 잘 부르잖아 원래. 누나는 한티가 부르면 늘 달려갔잖아, 한티야.
누나가 너무 어렵고 힘들 때 널 만나서 정말 너무 행복하고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해. 그렇지만 고양이 별로 돌아가고 나니 너무 미안한 마음뿐이야.
거긴 잘 도착했지? 누나 오래 기다려 줄 수 있어? 다른 고양이들이랑 잘 지내고 있어야 해. 거기선 아프지도 말고, 먹고 싶은 거도 다 먹고 있어야 해. 단 하루도 한시도 잊지 않을 거야.
너무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 내 첫 고양이. 한티.
- 2021년 3월, 한티를 보내고 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