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하루를 쓰는 방법

떠나기 전, 카파도키아에서의 시간

by Emmett

호텔에서 조금 걷다 보니 'Mr. Kebap Breakfast'라는 가게가 눈에 띄었다. 무척 작은 가게이고 야외 테이블에서 간단히 식사를 하는 그런 곳이었다. 게다가 평점이 4.8점이라니, 이곳은 무조건 가봐야 하지 않을까?


야외 테이블 한 곳에 자리 잡아 앉으니, 한 어린 여자아이가 메뉴판을 내왔다. 메뉴판과 함께 고양이 한 마리도 허겁지겁 쫓아왔다. 아다나케밥이 가장 입맛에 잘 맞는다고 해서 아다나케밥을 주문해 놓고 쫓아온 녀석을 한참 쓰다듬어 주었다. 그러고 보니 이 동네엔 젖소무늬 고양이가 참 많은 거 같단 생각을 하면서.


IMG_3020.heic 손님이다!


사실 식사는 그렇게 만족스럽지 못했다. 예상보다 매우 기름져서 결국 남겼고 한 입이라도 얻어먹을 요량으로 쫓아온듯한 녀석에게 양념이 묻지 않은 빵을 떼어 건네주었다. 그래도 관광지에서 이렇게 저렴한 가격으로 끼니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게 메리트처럼 느껴졌다.


나는 자릴 정리하고 다시 걸었다. Hang Out을 지나 더 번화된 거리에 다다랐다. 온통 관광객으로 즐비한 거리에서 먼저 기념품을 사야겠단 생각이었다. 정말 많은 기념품 가게들이 있었고, 나는 그리 크지 않은 동네를 두 시간 가까이 걸어 다니며 기념품을 고르고 또 골랐다.



IMG_3062.HEIC 그렇게 얻게 된 초록 고양이


그런데 갑자기 배가 아파오는 것이 아닌가? 조금 기름진 음식을 먹으면 탈이 나는 편이었는데, 아마 기름진 아다나 케밥이 문제를 일으킨 것 같았다. 기념품을 구입한 뒤 마을 꼭대기까지 올라갔다가 카페를 갈 생각이었지만, 결국 허겁지겁 아무 카페를 찾아 들어갔다.


요동치는 배를 잠재우고 커피를 들고서 테라스 자리로 나갔다. 카페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다. 갑작스레 들어온 곳이라 오래 있을 생각은 아니었지만, 쉽사리 잠재워지지 않는 배가 문제였다. 그렇게 한참 있다 보니 이곳에서 여행기를 좀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카페에서 두 시간 넘게 생각들을 정리하다 마을 꼭대기로 향했다.


꼭대기로 올라가는 방법을 검색해보진 않았다. 올려다보니 길들이 저마다 이어져 있는 거 같았고, 그저 오르다 보면 도착할 거 같단 생각이었다. 그렇게 한참을 걷는데 누군가 막아 세웠다.



"통행료 내세요."



조금 의아했던 건 그저 평범한 길이라 생각했는데, 통행료를 요구했다. 오늘은 열기구가 뜨지 않았던 데다, 열기구가 뜨는 시간도 아니어서 조금은 찜찜한 기분으로 통행료를 내고 다시 올랐다. 그러나 통행료를 낸 데엔 다 이유가 있었다. 고작 20분도 채 올라오지 않았는데 펼쳐진 광경이 기분을 묘하게 만들었다. 한 곳은 번화가와 호텔들로 사람들이 북적이는 반면 반대편은 그저 한국에서 보기 어려운 모습을 한 자연이 펼쳐져있는 그런 모습이었다.


IMG_3052.heic 노을 진 시간이 궁금한 곳


한편으로 딱 하루만 더 있다 가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지금이 해가 지는 시간이었더라면 노을 지는 장관을 볼 수 있었을 텐데. 참으로 아쉬운 풍경을 눈에 담았다.


그렇게 언덕까지 뒤로하고, 이제 이스탄불로 떠나기 전까진 두 시간. 무엇을 해야 이 아쉬움을 달래고서 이곳을 떠날 수 있을까. 언덕에서 내려오며 한참을 고민하다 결정했다. 그래, Hang Out으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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