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지 못한 밤
멈춰버린 한티를 눈앞에 두고 가장 먼저 한 것은 동생에게 전화를 하는 일이었다.
“아, 제발 좀 받아!”
세 번의 통화에도 동생은 받지 않아 가장 가까운 곳에 사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한티가 움직이지 않는다고, 지금 혼자 있을 수가 없다고 제발 집으로 와달라고. 친구는 당장 집으로 오겠다고 했다. 전화를 끊었다.
친구를 기다리며 한티를 흔들어 보았다. 내가 흔들어서 생긴 반동만 있을 뿐 전혀 움직이질 않았다. 친구는 금방 도착했고, 오는 길에 이미 영업 중인 병원에 모조리 전화를 걸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 떠나버린 아이에게 병원에선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친구는 장례식장에 연락을 하기 시작했다. 이내 동생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어 누나, 나 일이 있어서! 그런데 누나 전화가 계속 온다고 하길래. 급한 일인 거 같다고!”
“한티가 떠났어 갑자기.”
“어?”
“한티가 떠났다고...”
“누나 진짜 미안한데 나, 내가… 전화 다시 줄게 미안해.”
친구는 장례식장을 알아보다 장례 전까지 한티를 온전히 데리고 있을 수 있는 방법까지 찾기 시작했다. 친구는 다른 친구에게도 연락해 얼음을 사 오라고 했고, 내가 내 아이를 보냈는데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 바보 같았다. 이내 친구는 장례식장을 찾았다.
“지금 바로 와도 된대. 24시간 장례업체래. 다른 애도 곧 온다고 하니까 같이 데려다줄게. 한티 데리고 가자.”
하지만 갑자기 보낸 한티에게 인사를 제대로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남동생이 떨리는 목소리로 다시 전화를 주겠다고 한 걸 기다려주고 싶었다.
"나, 한티랑 조금만 더 있다가 보내도 될까? 동생도 곧 연락 준다고 하고..."
"그럼 언제든 와도 된다고 하니까, 연락처 네 연락처로 전달해 놓을게."
친구는 내 연락처를 장례식장에 전했고, 이어 장례식장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식장에선 위로의 메시지와 함께 아이의 사진을 미리 보내달란 요청도 함께 덧붙였다. 이윽고 현관 밖에서 비닐봉지가 부스럭 거리는 소리와 함께 다른 친구도 도착했다. 얼음을 사 온 모양이었다.
"이게 무슨 일이야, 이거 어디다가 깔아놓을까? 어디가 괜찮겠어?"
나는 큰 방을 가리켰고, 친구들은 얼음을 가지고가 한티를 뉘일 자리를 만들었다. 매트를 깔고, 얼음을 깔고, 그 위에 이불을 깔고. 세탁기 앞에 쓰러진 한티를 어떻게 큰방까지 옮길지 고민하다 내가 한티를 조심히 끌어안아 큰방으로 옮겨 가장 좋아하던 이불을 덮어 주었다.
"이렇게 보니까 자고 있는 거 같아."
정말 자고 있는 거 같았다. 아무렴 한티가 떠난 지 약 40분이 지난 상황이었기에 믿을 수 없는 상황이기도 했다. 눈물이 멈추질 않아 눈물을 닦다가 누워있는 한티를 쓰다듬다가 밖엔 할 수 없었고, 친구들은 곁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켜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