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조용히 흔들린 오후
가끔은 아무렇지 않게 지나친 하루가 마음속에 오래 남는다. 그날도 그런 날이었다. 특별한 사건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누군가의 말이 유난히 아팠던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유독 선명하다.
늦가을의 오후였다. 바람은 차가웠지만 해는 따뜻했고, 길가 은행잎은 이미 바닥에 내려앉아 있었다. 나는 천천히 걷고 있었고, 특별한 목적지도 없이 발길이 닿는 곳으로 향했다.
어느 순간, 시선이 머문 곳에 누군가가 있었다. 풍경처럼 조용히 그 자리에 머물던 사람. 괜히 시선이 머쓱해져 고개를 돌렸지만, 마음속 어딘가엔 그 장면이 그대로 박혀버렸다. 그날의 빛과 바람, 그리고 그 사람까지.
카메라로 담으면 아무것도 아닌 평범한 풍경이었지만, 내 눈에는 너무 아름다워서 한참을 멈춰 서 있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누구에게 보여주지도 않고, 그냥 나만의 순간으로 남겨두고 싶었다.
그날은, 말하지 못한 이야기가 가슴속에 조용히 내려앉은 하루였다.
늘 앞만 보며 달리려 했던 나에게 ‘잠시 멈춰도 괜찮다’고 말해준 것 같았다. 그날의 풍경은 지금도 힘든 날이면 문득 떠오른다. 마치, 너 참 잘하고 있어. 괜찮아. 그렇게 속삭이듯 말해주는 것처럼.
잊히지 않는 풍경은 그저 아름다워서가 아니라, 그날 마음이 조용히 흔들렸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 사람 때문인지, 그 풍경 때문인지, 지금도 잘 모르겠다.
혹시, 당신에게도 그런 날이 있었나요?
아무 이유 없이 마음에 오래 남는 하루.
그 순간의 온도와 빛, 그리고 그 사람의 분위기를 기억하신다면, 나눠주세요.
#보고싶은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