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환경연합 제비의 삶
일곱 번째 질문입니다.
Q. 아차 하는 순간 생겨나는 가장
놓치기 쉬운 쓰레기는 무엇인가요?
A. 작지만 불필요한 쓰레기를 발생시키고 발암물질인 비스페놀 A가 있어 만지기도 찝찝한 그의 이름은 바로 영수증이에요. 영수증은 받지 않으려고 해도 여러 가지 이유로 손에 들어오고 어쩔 수 없이 받아야 하는 상황들이 너무 많아요.
가장 흔한 일은 계산대에서 손님을 응대하는 직원의 실수예요. “영수증 안 주셔도 돼요."라고 말하고 “네.”라는 대답을 들어도 영수증을 받게되는 상황이 비일비재해요. “영수증 빼달라고 했는데요.”라고 하면 “아 죄송해요.”라고 답하죠.
왜냐하면 영수증은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닌 거예요. 실수로 안 주면 클레임을 받을 수도 있지만 실수로 주고 클레임 받을 일은 없죠. 잘못 뽑았을 경우에 그냥 버리면 되거든요. 그러니까 매장 직원이 듣고 잊었거나 흘려들었거나 안 들었을 경우에 영수증이라는 쓰레기가 발생되는 거에요. 물론 제가 잊는 경우도 있어요. 소비할 때 모든 상황들을 꼼꼼히 체크해야만 해요.
주차때문에 어쩔 수 없이 영수증을 받아야 할 경우가 있어요. 요즘은 시스템이 전자식으로 바뀌어가면서 영수증이 필요 없는 곳도 있지만 여전히 남아 있는 곳들도 꽤 많아요.
또 하나는 비닐 혹은 비닐팩인데요. 의도치 않게 주변에서 받게 되는 쓰레기에요. 저는 기본적으로 장바구니를 들고 다니고 일회용 비닐을 사지 않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닐은 제 생활 안으로 끝없이 들어와요.
경로는 매우 다양해요.
시댁에 가면 음식이나 식재료를 주실 때가 있는데 비닐에 넣어서 주실 때가 많아요. 제가 미리 알아채면 좋은데 아이들과 놀아주다 돌아보면 이미 비닐이 한가득 쌓여있는 걸 뒤늦게 발견하게 되죠. 미리 용기를 준비해 가기도 했지만 아이템(?)이 워낙 다양해서 역부족이었어요.
당근 거래할 때도 은근히 지퍼백을 많이 받아요. 주로 아이 옷을 거래하는데 깨끗하게 주는 게 예의라고 생각해서 지퍼백에 넣어주시는 분들이 있어요. 요즘은 미리 거래자분께 비닐에 넣어주지 말아달라고 부탁해요.
전단지나 팜플렛도 놓치기 쉬운 쓰레기 중 하나에요. 한 번 보고 집에 가져와 책 사이에 껴놓았다가 버릴 팜플렛이라면 애초에 받지 않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요즘은 꼭 필요한 게 아니라면 사진을 찍고 내려놓는 편이에요.
결국 무언가를 사고 누군가를 만나고 소통하는 모든 과정 사이사이에 쓰레기는 숨 쉬듯이 나와요. 그만큼 사회의 오랜 시스템이고 많은 사람들에게 습관처럼 자리 잡은 것이 일회용품인 것 같아요.
당연한 걸 당연하지 않게 생각하고 준비하는 게 불필요한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