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환경연합 제비의 삶
열 번째 질문
Q. 비건 음식 외에 실천 중이거나 실천해 보고 싶은 비건 영역이 있나요? 브랜드 소개도 괜찮아요.
A. 비거니즘이 식습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고 비건의 목적이 건강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기에 모든 소비에 그 부분을 고려하고 있어요. 음식 외에 비건을 실천할 수 있는 영역은 아마 뷰티와 잡화일 것 같은데요. 어쩌면 음식보다 더 실천하기 쉽고 잘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뷰티 제품은 이미 전제품 비건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주로 사용하는 브랜드는 '아로마티카'고요, 최근에 아이 바디로션을 찾다가 모나쥬 제품을 구매하게 되었는데 매우 만족하며 쓰고 있어요. 러쉬, 톤28, 멜릭서, 아워비건 등 뷰티 제품을 살 땐 비건 브랜드 안에서만 구매하고 있어요. 비건 중에서도 패키지의 자원순환에 노력하는 기업들을 주로 소비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비건 뷰티 브랜드와 제품이 점점 더 많아지는 추세라서 선택지가 넓은 편이고 실천이 어렵지 않다고 생각해요.
가죽과 퍼 제품은 전혀 소비하지 않아요. 새 물건 소비를 자제하는 편이기도 하지만, 동물을 패션으로 소비하는 일 만큼은 하지 말자고 마음먹었어요. 구스 이불이나 패딩도 제외 대상이에요. 완벽한 실천이 쉽지 않은 건 바로 울(wool)인데요. 양의 털을 착취하는 과정을 알고 나면 결코 예전처럼 소비하기 꺼려져요. 하지만, 울은 겨울용 의류에서 정말로 널리 쓰이는 소재 중 하나에요. 울이 아니면 폴리나 아크릴을 사야 하는데 그건 또 미세 플라스틱 문제가 있으니까요.
제가 입고 사는 건 대부분 중고이지만 남편에게도 그걸 강요하진 않아요. 그러다 보니 남편의 옷을 살 때 고민스러운 부분이 많아요. 바지가 필요하다고 해서 사러 갔는데 따뜻한 울 팬츠를 사주기도, 플라스틱인 폴리를 사주기도 애매하더라고요. 결국 면 혼방인 코듀로이 바지를 사주었습니다. 완벽하진 않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어요.
중고 의류를 구매할 때도 되도록 천연 섬유로 만든 옷을 구매하려고 노력하지만 역시나 겨울옷은 쉽지 않아요. 중고까지 비건으로 찾고 판매자에게 그걸 확인하는 것도 쉽지 않고요. 얼마 전 숏 패딩을 중고로 구매했는데 충전제 혼용률을 찾아보니 비건은 아니네요. (또르르) 참고로 가방은 중고라고 해도 가죽을 구매하지 않는데 다른 선택지가 얼마든지 많이 있고 이젠 에코백이 편해져서 취향에서도 멀어졌네요.
비건과 관련해 제가 가장 해보고 싶은 도전은 비건 투어에요. 비건 식당과 카페를 다니다보니 전국에 있는 비건 식당에 다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비건으로만 먹으면서 여행이 가능할지도 궁금하고요.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기도 해요. 상상만해도 즐거울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