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일글 2월 26일 letter 중에서
"아름답다"
저는 이 말을 정말 좋아합니다. 그래서 마음에 담기는 것들에 '아름답다'라는 말을 많이 붙이고는 합니다. 그런데 '아름답다'라는 말이 '나답다'의 어원을 지녔다는 이야기가 있다는 걸 알고 계시나요.
'아름답다' 단어의 여러 가지 설 중에서 '아름'은 알다, 앎 등의 어원에서 시작되었다는 견해가 있더라고요. '알다'라는 동사 어간에 '-음' 점미사가 붙어 '알음'이라는 단어가 생겨났고, 여기에 접미사 '-답다'가 붙여졌다는 이야기가 있죠. 또는 15세기 문헌에 '나 我'를 지칭하는 말로 '아ㄹ-ㅁ'이라는 낱말이 있었다고 해요. 그래서 '아름답다'라는 말은 '나답다' '나와 같다' 등의 말로 해석될 수 있다고 합니다. 내 앞의 사람이 내가 좋다고 생각한 가치와 맞아떨어졌을 때 '멋지다' '근사하다'라고 칭찬하는 것처럼 말이죠.
생각해 보면 '아름답다'라고 생각하는 건 사전적으로 정의되지 않죠. 내가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과 남이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이 전적으로 일치되지 않을 수도 있잖아요? 아름다움의 기준이 '나'에 있다고 생각해 보면 '아름답다'라는 의미는 '나스럽다' '나답다'와 어느 정도 의미가 통한다고 여겨질 수 있겠네요. 내가 생각하는 가치에 부합된다는 건 내 마음에 드는 일이고, 내 마음에 든다면 보기 좋게 여겨지는 것이고요, 그것을 '아름답다'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파고들어 보니 제가 왜 '아름답다'라는 말을 좋아하고 입에 잘 담는지를 알겠더라고요. 제가 호감을 가질 수 있는 '형태' '형질'을 포함한 모든 것들이 많아진다는 건 너무 기분 좋은 일이잖아요. 세상에 나다운 게 많다는 걸 깨닫는다니, 얼마나 경이로운 일인가요?
하루일글 2월 26일 le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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