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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민경 Aug 29. 2023

햇살

하루일글

"정오의 햇살보다 노을지는 햇살이 더 뜨겁습니다. 장을 보고 친구 집에 가는 길, 해는 자신의 마지막 남은 빛까지 다 태우고 가겠다는 듯 장렬했습니다. 화살로 쏘는 듯 빛이 눈으로 코로 입으로 어깨로 내리쬐고, 그 장렬함에 감히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고 감자칩 한 봉지를 머리에 대어 겨우 작은 그늘을 만들며 길을 걸었습니다. 

...(중략)

해는 이미 바다에 빠졌고-내일의 해를 기다리고 있는 깜깜한 저녁, 어제오늘 뜨거운 햇살을 받아낸 제 몸은 빨갛게 달아올라 있습니다. 햇살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줄 알고 있었지만, 알고 보면 어딘가에 머금어 있을 수도 있다는 걸 또 깨닫습니다. 소멸하기가 그리 쉬운 일도, 당연한 일도 아님을 어리석은 인간인 저는 또 허투루 지나치고 마는 것입니다. "


하루일글 8월 26일 letter 중에서




'매일! 메일! 보내드리는 영감 일기'

일상에서 얻은 질문 그리고 그에 따른 영감을 써내려갑니다. 하루 중 시간이 나실 때 잠깐 읽어보실 수 있는 정도의 길이입니다. 글 속에는 영감을 받게 된 질문 혹은 여러분께 전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글을 읽으시면서 질문을 통해 여러분의 영감도 찾아내보실 수 있길 바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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