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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언 Aug 10. 2020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좋아서 남기는 리뷰


화려한 쇼 공연의 극치라는 <브로드웨이 42번가>를, 잠실 샤롯데시어터에서 관람했다. (2020.08.09. 토 14:00)

서울에서의 첫 공연 관람

서울로 이사를 오면서 가장 기대한 순간이다. 이름난 대형 공연을 관람하고 싶었기 때문. 물론 부산에도 순회공연을 한다. 하지만 이런 대형 공연들은 2~3일 정도로 짧게 공연하고, 그 때문에 티켓팅도 빡세고, 메인 공연장에 맞춰 제작된 무대장치도 100% 빛을 발하기가 쉽지 않 뭔가 늘 아쉬웠다.


샤롯데시어터

서양건축사 책에서 본듯한 외관의 공연장이 주변과 조금은 이질적이다. 내부로 들어서자 - 붉은 카펫, 황금빛 조명과 엔틱한 거울들까지-  중세 유럽풍의 인테리어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괴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여주인공 샬롯(Charlotte, 샤롯데)에서 롯데라는 명칭을 따왔다는 사실을 롯데시네마 알바 교육을 받으며 배웠는데. 그러니까 대충 중세 유럽풍이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베이비 시트 좀 주세요

B구역 중간쯤에 자리 잡고 공연을 기다렸다. 관람석은 열 간격이 좁고 단차가 낮았다. 열 간격이 좁아 다리가 긴 사람들이 앉아 있기 불편할 것 같았고(나는 알 수 없었다...), 단차가 낮아 나 같이 키 작은 사람들에겐 시야가 많이 가릴 것 같았다. (베이비 시트 필요한 거 아니냐고...) 다행히 내 앞자리가 비어 시야 가림 없이 즐겁게 관람할 순 있었지만.


쑈쑈쑈!

간결한 스토리의 공연이었다. 하지만 단언컨대 정말 정말 화려했다. 화려한 조명과 무대와 의상이 탭 댄스과 노래와 연기를 한껏 돋보이게 했다. 정말 잘 차려진 쇼 한상 같은 느낌이었다. 노래를 부르고, 연기를 하며, 춤을 추는데 거기다 예쁘고 잘생기기까지 한 배우들이 현실감 떨어지게 멋졌다.


앙상블들에게

내 마음과 눈길을 끌어당긴 건 앙상블* 배우들이었다. 캐스팅 달력에 이름을 올리진 못했지만, 실질적 주인공은 앙상블 배우들이 아닐까. 신참 코러스걸이던 페기 소여가 스타가 되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기도 해서 더 그들이 눈에 들어왔을지도 모르겠다. 언젠가는 페기 소여처럼 스타가 될 거란 희망과 열정이 그들의 연기에 가득가득 들어차 있었다. 공연 관람은 이런 점이 참 재밌다. 유명 배우들의 티켓파워에 끌려 관람하러 오게 되지만, 정작 와서는 내가 몰랐던 배우들에게 마음을 뺏긴 채 돌아간다는 점 말이다.


몇 주째 지루하게 계속되는 장마에 마음이 슬쩍 꿉꿉해져 있었던 차에 <브로드웨이 42번가>를 관람할 수 있어 마음이 한결 개운해졌다.


* 앙상블 : 뮤지컬의 코러스 배우로, 주인공 뒤에서 춤과 배경을 만드는 역할을 함.


커튼콜- 난 사진을 참 못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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