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틈새마다 보고 싶은
간간히 쓰는 육아일기
6개월의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직을 앞두었을 때다. 먼저 워킹맘이 된 워킹맘 선배 친구들이 울면서 출근하는 거 아니냐며 괜찮겠냐며 안쓰러워했다.
위로인지 겁주기인지 모를 대화 속에 슬쩍 긴장했지만 복직 첫날, 나는 내 모성애를 조금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어쩐지 가벼운 발걸음과 조금은 들뜬 마음까지 숨길 수 없었던 것이다.
아기를 낳고 기르는 일은 행복이고 축복이었지만 동시에 고통과 인내이기도 했다. 이 사랑스러운 악당과 하루를 보내는 것은 나의 모든 체력과 마음을 바쳐야 가능한 일이었다. 먹이고 치우고 재우는 일의 반복은 말 그대로 나 자신을 갈아 넣는 일이란 걸 미처 알지 못했다. 사랑하는 마음과 별개로 나는 누구이고 여긴 어디인지 하며 자주 힘들었기에 다시 사회인으로 출근하는 발걸음이 가벼웠으리라.
누군가처럼 짠내 나는 눈물바람으로 출근하진 않았지만 엄마이기에 나도 자주 딸내미가 그리웠다. 회사에서의 하루의 작은 틈새라도 생길 때면 딸아이의 희고 동그란 얼굴이 마음속에서 툭하고 튀어나온다. 직장인으로서의 엄마를 응원이라도 하는 듯 해사하게 웃는 얼굴로 말이다. 화장실을 갈 때도 밥을 먹을 때도 잠시 커피를 마실 때도 정신없이 바쁜 업무를 마치고 파일을 저장했을 때도 아이가 불쑥불쑥 보고 싶다. 이런 유의 그리움은 원동력이 되어 하루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것만 같다. 업무를 얼른 집중해서 끝내고 아이와 함께할 퇴근 후 저녁시간을 기대하게 하기 때문이다.
아이를 만나기 전엔 하루의 틈새에는 외로움이 비집고 들어왔었다. 덤으로 공허함이 틈새마다 불어서 마음을 쓸쓸하게 했던 듯도 싶다. 하지만 이제는 내 하루의 틈새마다 마음껏 보고 싶은 딸이 있기에 나의 하루는 몽글몽글 입체감과 생기를 띤다. 나에게 그리움은 더 이상 쓸쓸함이 아닌 것이다.
4월 20일 첫 생일을 맞는 그녀를 오늘도 실컷 보고 싶어 할 것이다. 퇴근 후 그녀의 조막만 한 손을 잡고 오늘도 많이 보고 싶었다고 고백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