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고 빠르게 독서록 숙제 마치기

by 라온쌤

독서록 꼭 써야 할까요?

많은 학부모님이 “독서록 꼭 써야 하나요? 아이가 책은 곧잘 읽는데 독서록을 쓰려고 하면 아주 힘들어합니다.”라고 질문합니다. 학생들은 실제로 독서록을 싫어합니다. 쓰는 것 자체를 정말 싫어해요. 그런데 제 대답은 독서록 꼭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선, 독서록은 작품과 나를 연결짓는 행동입니다. 책을 읽는 행동이 자칫 수동적인 행동이 될 수 있습니다. 글에 대한 내 생각 없이 작가의 생각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그러나 책을 읽을 때에는 항상 비판하며 내 생각과 비교해 가며 읽으라고 하지요. 능동적인 독서가 필요합니다. 독서록을 작성하게 되면 작품에 대한 나의 해석과 더불어 내 생각을 정리할 수 있습니다. 책을 읽는 것이 공부가 아니라 나의 생각을 정리하고 글로 표현하는 활동을 통해서 진정한 나의 공부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또한, 독서록을 통해 순간순간의 기억들을 기록하여 남길 수가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정말 좋았던 구절, 마음에 들었던 대목이 있지만 한 참 지난 후 그 책을 봤을 때 내가 감동 받고 재미있게 읽었던 책인 것은 알겠는데 특히 어떤 부분이 좋았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심지어 주인공 이름도 가물가물하기도 하지요. 흘러가는 기억을 기록해서 잡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책을 더욱 생생하게 기억할 수 있습니다. 기록이 주는 힘입니다.

마지막으로 글쓰기를 연습하는 좋은 방법이 됩니다. 초등학교에서 대표적인 글쓰기 훈련이 ‘일기 쓰기’와 ‘독서록 쓰기’입니다. 머릿속에 다양한 생각들이 많아도 이것을 글로 썼을 때 비로소 내 생각이 표현되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말하는 것은 익숙하게 하지만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것은 무척 어려워합니다. 내 생각을 잘 표현하는 훈련, 독서록 쓰기를 통해 가능합니다.


독서록 쓰기 이렇게 가르칩니다

제가 5학년 아이들을 대상으로 독서록 지도한 내용을 나누려고 합니다. 1학기와 2학기에 독서록 지도하는 방법이 차이가 있습니다. 1학기에는 쓰는 것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날마다 읽고 기록하는 것’에 초점을 두었습니다. 학생들이 쓰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할만하다. 어렵지 않은데?’라고 생각하기를 바라고 시작한 것입니다. 하지만 읽고 나서 내 생각을 꼭 덧붙여서 책을 능동적으로 읽도록 의도하였습니다. 2학기에는 독서록 쓰는 법에 대해 국어 시간에 공부하였습니다. (2009교육과정, 현재 교육과정에서는 5학년 독서록 쓰기 내용이 빠져있음) 처음, 가운데, 끝으로 나누어 각 부분에 들어갈 내용을 배우고 실제로 써 보도록 하였습니다. 2학기 독서록은 주 1-2회 정도 작성하였습니다.


1. 짧게 기록하기 – 읽은 내용을 3줄로 요약, 1줄 느낀 점, 1줄 궁금한 점

1학기 때에는 아침 독서 시간이 있었습니다. 약 30분 남짓하는 짧은 시간의 독서를 마치고 ‘오늘의 독서’를 쓰도록 했습니다. 날마다 읽은 내용을 기록하는 짧은 기록인데 숙제가 아니고 학교에서 함께 했습니다. 처음 제가 요구한 것은 그 날 읽은 책 내용을 3줄 이내로 적고, 1줄은 느낀 점, 1줄은 읽고 나서 궁금한 점을 적으라고 하였습니다. 우선 쓴다는 것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자 아무리 많이 읽었더라도 딱 3줄 안에 요약하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요약’이라는 것이 고급 사고능력이다 보니 3줄로 요약하는 것을 힘들어해 아래의 예시 사진처럼 더 길게 쓰는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독후감이 보통 한 권의 책을 다 읽고 난 다음 쓴다고 생각하는데 한 권을 다 읽고 나면 아이들이 그때 궁금한 내용들을 놓치기도 합니다. 짧게 기록하는 활동은 순간순간 책을 읽고 떠오르는 생각들을 메모하는 것처럼 기록하는 습관을 갖기에 좋은 활동이었고 긴 글쓰기 전에 아이들과 함께 부담 없이 집에서도 시도해 볼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짧게 쓰는 독서록.JPG

2. 2학기 - 독서록 쓰는 법을 배우다.

아이들에게 독서록을 써오라는 숙제를 내주면 한 쪽 가득 책 내용을 적고 나서 마지막에 느낀 점 한두 줄 써오는 형태가 대부분입니다. 아이들도 독서록 쓰는 방법을 정확하게 배우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독서록예시.JPG

위 그림의 <독서록 쓰기 배운 후 5학년> 독서록은 <1학기 짧게 쓰기 예시>와 동일한 학생의 독서록입니다. <독서록 쓰기 배운 후 3학년> 자료를 제시하는 이유는 독서록 쓰는 법을 배우면 저학년 학생들도 충분히 독서록 쓰기가 가능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서입니다.

독서록 쓰는 법.JPG

제목은 책 전체를 관통할만한 핵심단어로 간략하게 정합니다. 예시는 학생들 독서록에 나와 있는 제목 중에 몇 가지를 옮겨 적어보았습니다. 「아빠의 우산」을 읽고 나서 ‘나는 나중, 가족 안전이 먼저’라는 제목을 적은 것을 보아 어떤 내용인지 대략 짐작이 가능합니다. <5학년 독서록 예시>를 살펴보면 「아주 특별한 우리 형」을 읽고 ‘장애를 이해하는 마음’이라는 제목을 붙인 것입니다. 제목은 독서록의 간판과도 같습니다. 주제가 드러나는 멋진 제목을 만드는 것만으로도 멋진 독서록이 될 수 있습니다.

독서록의 첫 부분에는 책을 읽게 된 계기를 적습니다. 엄마가 읽으라고 하고 학교 숙제여서 읽는 것이라고 해도 이렇게 적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누군가 시켜서 이 책을 읽은 것이 아니라 이 책을 선택한 나만의 의미를 찾습니다. 여러 책 중에서 왜 이 책을 골랐는지 생각해 봅니다. 잘 모르겠다면 책의 표지나 책의 제목, 그리고 작가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인지, 목차에 어떤 부분이 마음에 들었는지 살펴보며 생각합니다.

다음 문단에는 책 내용을 요약합니다. 분량은 한 문단, 줄 공책으로는 아무리 많아도 5줄은 넘지 않도록 합니다. 자세한 설명이 아니라 ‘이 책이 어떤 책이다’라고 한 마디로 설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5학년 독서록 예시>에서는 총 2문장, <3학년 독서록 예시>에서는 ‘이 책은 봉구와, 달민이, 수로가 한 팀이 돼서 잘난척 하는 놈인 이일수를 공격하는 내용이다.’라고 한 문장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줄거리를 처음부터 끝까지 쓰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꼭 알아두세요.

다음 문단에서는 이 책에서 내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에 대해서 적습니다. 어떤 장면인지, 어떤 대사인지 그리고 그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적습니다.

마지막 끝부분이 중요합니다. 처음과 중간 부분이 책에 중점이 맞추어져 있다면 끝부분은 책을 읽고 난 ‘나의 생각과 반응’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내가 느낀 점, 알게 된 점, 그리고 앞으로 새롭게 하고 싶은 점 등을 적습니다. ‘아주 특별한 우리 형’을 읽고 나서 나의 1학기 경험을 떠올려보고 그것이 어떤 의미였을지 책을 본 뒤에 느꼈다는 것, 장애인에 대한 나의 생각이 어떻게 바뀌었는지에 대해서 적었습니다.

이 방법에 맞추어 쓰는 연습을 하다 보면 아이들이 제법 자신의 생각을 잘 정리해서 적습니다. 이전의 경험과 이 책의 내용을 연결시켜 보기도 하고 입장 바꾸어 책 속 인물이 되어 생각해 보기도 잘 합니다. 독서록 쓰기가 어렵다면 이 방법으로 시작해 보세요.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 독서이력 관리

중, 고등학교 생활기록부에서 학생들의 독서 이력을 관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보통 한 학기에 한 번 읽은 책을 포트폴리오해서 학교에 제출하도록 하고 학교에서는 그것을 바탕으로 생활기록부에 적어줍니다. 초등에서는 생활기록부에 이런 기록을 하지 않습니다. 독서 증빙자료로 독서기록장, 독서포트폴리오,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을 사용하는데 위에 설명한 것과 같이 꾸준히 독서록을 작성하는 것 이외에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을 이용하여 독서록을 쓰는 것도 가능함을 안내하려고 합니다.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은 교육부가 구축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초,중,고등학생이 책을 읽고 컴퓨터상에서 다양한 독후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구성된 컴퓨터 기반 독서활동 온라인 지원 서비스입니다. 즉, 초등학생도 자유롭게 책을 읽고 자신의 독서포트폴리오를 이 사이트에 누적하여 기록할 수 있습니다. 일반 공책에 아이들이 연필로 글을 쓰는 것보다 자판을 이용하여 글을 쓰는 것을 훨씬 편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접근하기 쉽습니다. 그리고 사이트 안에서 독서록 쓰는 방법이나 우수 독후 활동 사례를 통해 배울 수 있고 독서골든벨, 독서 캠프와 같은 활동들이 이루어집니다. 우리 학교 안에 있는 책을 검색할 수 있고 선생님과 학생들이 추천한 다양한 책들도 볼 수 있습니다. 독서기록장과 비교하여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독서록은 1학기 말 혹시 제출하지 못했거나 누락된 것이 있다면 추가 기록이 어렵지만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에 입력한 독서 이력은 기간이 지난 이후에도 생기부 입력이 가능합니다. 아이가 홈페이지에서 글을 쓴 시간이 저장되어 기록되기 때문입니다. 5학년 학생들에게 아직 중, 고등학교 독서 이력은 머나먼 이야기 같지만 지금부터는 좋은 책을 꾸준히 읽고 이력을 관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이에게 가장 편하고 좋은 방법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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