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사주기 전, 고려해야 할 세 가지

by 라온쌤

스티브 잡스가 아이패드를 처음 출시한 2011년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아이들도 아이패드를 좋아하냐는 질문에 “우리 아이들은 아이패드를 써 본 적이 없다. 집에서 아이들이 IT기술을 다루는 것을 철저하게 제한한다”라고 답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 또한 세 자녀를 14살이 될 때까지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하고 식탁에서는 스마트폰을 절대 사용할 수 없도록 한다는 일화도 여러 번 소개된 적이 있습니다. 블로거와 트위터의 플랫폼을 만든 에반 윌리암스 및 여러 실리콘 밸리 유명한 기업가들은 정작 자신의 자녀가 컴퓨터, 스마트폰, 태블릿 pc를 사용하는 것은 제한하고 있습니다. 왜 IT 기술의 최첨단에 있는 사람들은 오히려 자녀에게는 사용하지 못하게 할까요? 그들은 이 기기들이 가지고 올 중독의 위험과 ‘교육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2018년 아동 종합실태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34%가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하고 일상생활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상태라고 합니다. 이는 성인의 스마트폰 과의존 수준 11.4%보다 3배 정도 높은 수치입니다. 저소득층 아이일수록 스마트폰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으며 남자아이들이 여자아이들보다 더 많은 비중으로 위험군에 속해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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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스마트폰 과의존 상태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 부모님들은 더욱 불안합니다. 이 상황에서 부모님은 불완전한 선택을 해야 합니다. 아이가 스몸비(스마트폰+좀비)가 되는 상황을 원하지 않지만 한편으로는 요즘 시대에 모든 아이들이 다 가지고 있는데 우리 아이만 시대에 뒤처지는 것도 싫습니다.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옳은지 잘 모르겠는 부모님은 ‘5학년 아이들은 반에 몇 명이나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나요?’ ‘5학년이면 스마트폰을 사줘도 될까요?’라고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상황을 물어봅니다.


‘디지털 원주민’이라고 하는 지금의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언제까지 안 사줄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아이들과의 스마트폰 전쟁을 시작하기 전 부모님이 충분히 고려해야 할 사항에 대해서 함께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1. 몇 살에 사줄 건가요?

가장 많이 궁금해하시는 상황입니다. 사주기는 사줘야 할 것 같은데 몇 살이 적당할까요?라고 묻는 것입니다. 아이의 뇌 발달과 연계하여 이야기하면 뇌의 발달단계를 총 6단계로 봤을 때 8-12세는 4단계에 해당하는 상태입니다. 전체 뇌 기능의 96%까지 형성되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특히, 측두엽과 두정엽의 발달이 성인과 같은 수준에 이르게 되며 측두엽의 활성화로 언어기능과 청각 기능이 강화되며 두정엽의 발달로 도형, 수학, 물리적인 사고를 가능하게 합니다. 뉴런의 스냅스 연결이 가장 활발하게 연결되고 완성되어 가는 것도 12세라고 합니다. 여러 뇌 과학자들은 두뇌 성장의 결정적 시기를 12살이라고 이야기입니다. 사줘야 한다면 되도록 늦게 만 12세 이후, 초등 6학년이나 중학교에 올라가는 시기를 추천합니다. 아이가 스마트폰을 접하는 시기가 어릴수록 뇌 발달에는 좋지 않다는 통계자료 및 실험 결과는 정말 많습니다.

‘공부가 뭐니’에 배우 김정태가 나와서 ‘우리가 낳았지만 유튜브가 키웠다’고 말했습니다. 공감하시는 부모님들도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심심하다고 조르는 아이에게 혹은 식당에서 조용히 밥을 먹이기 위해 부모님의 스마트폰을 건네주며 눈 나빠지니 멀리서 보라는 이야기해 본 적 있으신가요? 스마트폰을 몇 살에 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12세 이전까지 아이가 스마트기기에 얼마나 익숙해져 있는지도 생각해 보기 바랍니다.


2. 목적이 무엇인가요?

스마트폰을 자녀에게 사주는 목적이 무엇인지 한 번 생각해 보세요. 우선, 공부에 유용할 것이라 생각하거나 SW교육을 위해서라고 생각하지는 말고 구매하기 바랍니다. 바꾸어 생각했을 때 부모님은 본인의 핸드폰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이 학습과 관련된 것인가요? 아직 자기 조절 능력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은 가장 재미있는 놀잇감입니다. 재미있는 놀잇감을 사주는 것입니다. 간혹 아이가 유튜브를 통해 새로운 언어를 배웠고 다양하고 유익한 교육용 앱이 많이 개발되었다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그렇습니다. 그것을 통해서 배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방법이 아닌 방법으로 배울 수도 있습니다. 아이는 오감을 이용하여 배울 때, 그리고 상호작용하며 배울 때 가장 잘 습득한다고 합니다. 스마트폰은 시각과 청각에 민감한 자극이며 대면 상호작용이 아닙니다. 또한, 부모님이 다양한 교육용 앱을 알고 있더라도 아이가 그 앱을 설치하여 사용할지는 의문입니다.

앞으로 코딩 기술이며 다양한 SW 교육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구입하는 것도 아닙니다. 아이가 부모는 하지 못하는 스마트폰의 새로운 기술들을 익숙하게 수행하는 것을 보면 뿌듯한 마음이 들 때도 있습니다. 어린아이가 스마트폰으로 달려가 암호 패턴을 풀어 스마트폰을 켜면 ‘역시 우리 세대와는 다르구나.’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요.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실리콘 벨리의 학교에는 컴퓨터도 없습니다. 남녀 모두 바느질해서 양말을 만들고 지도를 프린트하지 않고 손으로 그려서 만드는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위에서 말한 오감을 이용한 교육에 충실한 것입니다. 소프트웨어는 점점 사용자가 사용하기 편리한 방향으로 개발될 것입니다. 4차 혁명 시대에 원하는 것은 기술을 잘 사용하는 자가 아닌(Not Followers)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 내는 사람(Leader)입니다.

스마트폰을 사는 목적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셔야 아이와의 스마트폰 싸움에서 좀 더 편안해질 수 있습니다. 서로의 목적이 다른 동상이몽이라면 안 되겠지요.

‘저는 맞벌이라 방과 후에 아이와 연락을 주고받아야 해서 스마트폰이 필요해요.’라고 하시는 분은 없으시죠? 연락은 스마트폰이 아니어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그리고 아이가 커갈수록 스마트폰이 있는 아이와 전화를 한다는 것이 매우 힘든 일임을 깨닫게 되실 것입니다. 엄마 전화 안 받아요.


3. ‘~하면 사줄게’라고 조건을 걸지 마세요.

계속 스마트폰을 사달라고 조르고 친구들 중에 나만 없다고 징징거리는 아이를 향해 ‘이번 시험 잘 받으면 사줄게.’ ‘이번에 ~하면 사줄게.’라고 조건을 걸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 조건 속에서 이미 스마트폰은 내가 해내야 하는 ‘시험 점수’나 그 어떤 것보다 상위에 있는 개념입니다. 스마트폰이 어떤 것의 ‘보상으로 받을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심어주지 마세요. 그럴수록 아이는 스마트폰에 더 집착하게 됩니다. 아이가 할 일을 제대로 하는 것과 스마트폰은 별개입니다. 아이가 할 일을 잘 해냈을 때는 부모의 인정과 칭찬이 필요합니다. ‘잘했으니 게임 1시간 더!’라고 칭찬한다면 이것은 또 다른 1시간, 또 다른 1시간을 불러올 것이고 아이가 어떤 행동을 할 때마다 역으로 이런 조건들을 내걸 것입니다. ‘엄마 나 이번 시험 잘 보면 스마트폰 최신형으로 바꿔줘.’ ‘엄마 나 시험공부할 테니 시험 끝나고 나면 하루 종일 스마트폰 쓸 수 있게 해 줘.’와 같은 제안들을 모두 받아들일 준비가 되셨나요? 어느 순간 아이가 스마트폰으로 부모를 조정한다고 느끼실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구입은 아이와 협의된 시간에 맞추어 구입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그 시기를 늦출 수 있다면 가능한 늦추시길 권합니다. 미국의 아동심리학자이자 UCLA 교수인 얄다 T. 울스의 [아이와 싸우지 않는 디지털 습관 적기 교육]이라는 책을 읽다가 재미있는 부분이 있어 소개하려고 합니다. 스마트폰을 사기 전에 한 번 생각해 보세요.

저는 이 사용계약서를 보고 아이의 인권과 자율을 중요하게 생각할 것 같은 외국에서 오히려 스마트폰 사용과 관련하여 부모가 굉장히 많이 관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비밀번호도 알려줘야 하고 평일 반납 시간도 7시 30분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아이에게 이런 계약서를 작성하자고 하면 아이들은 어떻게 반응할까?라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아마도 질색하며 차라리 핸드폰 안 가질래요 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용계약서 내용은 정말로 아이들이 모두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적어 놓은 것입니다. 우리도 ‘간섭’이 아니라 새로운 디지털 세계에 입문하는 아이들에게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공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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