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사줄까? 말까?’의 고민보다 더 중요한 것은 스마트폰을 어떻게, 얼마나 사용하게 하느냐의 문제입니다. 스마트폰을 처음 사용할 때 아이들과 함께 디지털기기 사용 원칙을 정하고 원칙을 지키도록 합니다. 그런데 이 원칙을 정할 때 효과가 있으려면 가족이 함께 정하고 함께 지키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아이에게만 가혹한 원칙을 적용하고 부모님은 스마트폰을 마음대로 사용해도 괜찮다고 하면 이 원칙은 지켜지기 어렵습니다. 또 하나, 다른 아이와 비교하지 마세요. 부모님의 명확한 가치관이 필요합니다. 원칙을 정해놓고도 아이가 ‘다른 아이들은 게임 시간이 얼만큼이고, 누구 엄마는 규칙도 안 정한다고 하는데’와 같은 불평을 늘어놓기 시작하면 부모님은 ‘내가 너무한가?’라며 슬그머니 들어주시기도 합니다. 그러면 이 원칙은 지켜지기 어렵습니다. 누구에게나 일관성 있는 원칙, 언제나 일관성 있는 원칙이어야만 지켜질 수 있습니다.
5학년을 담임할 때, 한 학부모님이 상담 중 ‘저희 아이는 하루에 한 시간 정도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는데 이게 적당한 시간인지 궁금합니다.’라고 질문을 하셨습니다. ‘적당한 시간’이라는 것이 참 모호합니다. 여성가족부가 2020년 4월 말에 발표한 ‘2020 청소년 통계- 여가 부문’을 보면 초(4-6) 학생들의 여가시간은 1-3 시간 사이가 전체의 절반 정도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그리고 초등학생의 평균 스마트폰 사용시간에 대한 통계를 보면 초등 고학년(4-6학년)은 하루 1시간 45분 동안 스마트폰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하루 여가시간의 대부분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아이들의 여가시간이 많지 않다는 사실에 놀랐고 그 시간의 많은 비중을 스마트폰을 이용해 논다고 하니 그것도 놀랍습니다. 아이들이 학원에 오가는 차 안에서 보통 게임을 하고 친구를 기다리면서 짧은 시간에 게임을 합니다. 그런데 2020 청소년 통계에서 향후 하고 싶은 여가 활동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1순위가 관광활동이고 2순위는 취미, 자기 계발 활동이라는 통계 또한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들이 스마트폰 게임에 열광하고 시간만 주어진다면 게임을 할 것 같은데 의외의 대답입니다. 게임은 4위에 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제대로 된 쉼과 놀이 활동이 필요한데 그것을 찾지 못하고 할 상황이 되지 않아 대체활동으로 스마트폰을 찾는 것은 아닐까요.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 함께 놀고 주말이면 아이들과 가까운 공원에라도 산책하며 같은 취미를 갖는데 관심 가져주는 것이 스마트폰 원칙을 정하기 이전에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아이와 함께 스마트폰 사용 원칙을 다음과 같이 정할 수 있습니다.
1. 전체 사용시간과 사용 장소를 정하기
하루 중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의 양을 정합니다. 초등학교 학생의 경우 30분에서 아무리 많아도 1시간을 넘기지 않도록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처음 스마트폰 사용시간을 정할 때에는 되도록 최소한의 시간으로 시작하세요. 앞으로 늘리는 것은 쉽지만 다시 줄이기란 어렵습니다. ‘스마트보안관’과 같은 앱으로 사용시간을 관리할 수도 있습니다.
사용하는 시간대를 정하는 것도 좋습니다. 집에서 8시에서 8시 30분까지 혹은 8시에서 9시까지. 이런 식으로 집이라는 공간에서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학원에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나 학교에는 가지고 가지 않도록 해주세요. 자투리 시간에 사용하는 휴대전화는 사실 필요에 의한 사용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이 자투리 시간만이라도 스마트폰과 멀어져 있을 필요가 있습니다. 아무 의미 없이 무의식적으로 스마트폰을 만지고 검색하는 것은 좋은 스마트폰 사용 습관이 아닙니다.
교내에서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문제점들은 많습니다. 학생들의 인권 침해라고 하여 학교에서 스마트폰을 수거하지 않습니다. 아이 스스로가 조절할 수 있도록 스마트폰 사용 가능 공간과 그렇지 않은 곳을 구별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2. 잠자는 곳에 스마트폰을 가지고 가지 않기
1원칙의 사용 공간 정하기와 연결되는 부분입니다. 집 안에서도 잠자는 공간에 스마트폰을 가지고 들어가지 않도록 하세요. 침대에 누워서 자기 전에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지 않도록 합니다. 깊은 수면을 방해하고 시력도 나빠질뿐더러 이렇게 누워서 사용하는 스마트폰 시간이 굉장히 깁니다. 자러 가기 전 거실에 모두 스마트폰을 반납하고 들어가도록 합니다.
3.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에는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
빌 게이츠는 식사시간에 절대 스마트폰을 가지고 오지 못하도록 정했다고 합니다. 물론 5-1 챕터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14세 이후에 스마트폰을 사주었으니 14세 이전은 물론 14세 이후에도 식사시간에는 스마트폰을 가지고 올 수도 없고 관련된 이야기를 할 수도 없다고 합니다. 저도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에는 스마트폰을 가지고 오지 않도록 합니다. 예를 들면 식사시간, 여행지에서, 부모님과 함께 이야기하는 상황에서는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합니다. 식당에 가면 아이들은 먼저 먹고 나서 친구와 카톡을 하거나 게임을 하는 모습을 자주 봅니다. 가족끼리 즐거운 추억을 쌓기 위해 간 여행지에서도 부모님의 바람과는 별개로 계속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주변 경치를 보거나 박물관에는 관심도 없습니다. 이런 부분에서 부모님은 아이와 함께 있지만 소외되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한참 까칠한 아이들이라 뭐라고 하기에도 눈치 보여 ‘스마트폰 하지 마라’라고 경고하는 것 이외에 별 반응을 보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은 자녀 눈치 볼 일이 아닙니다. 스마트폰 사용 에티켓입니다. 처음부터 이런 경우는 사용하지 않도록 약속을 정합니다.
4. 콘텐츠는 사용자 연령 지켜서 관리
1-3의 원칙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간과 공간에 대한 규칙이었다면 4원칙은 콘텐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오랜 시간 하는 것도 걱정되지만 정보의 바다에서 아이가 우연히라도 나쁜 콘텐츠, 음란물을 만나게 될까 봐도 걱정입니다.
남자아이들의 경우 폭력적인 게임에 중독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앞서 통계에서도 스마트폰 과의 존 학생의 비율이 남자아이가 높다고 하였는데 게임으로 인한 경우입니다. 여자아이들의 스마트폰 사용은 대부분 SNS에 치중되어 있습니다. 게임을 다운로드할 때 사용 가능한 연령인지 파악하고 다운로드하도록 지도해야 합니다.
위 그림은 게임을 다운로드할 때 나오는 게임 등급 및 심의 요소입니다. 폭력성과 선정성, 사행성 요소가 있는지 확인하고 아이가 이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같은 게임이라도 12세와 15세로 나누어 설정이 가능하므로 잘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구글 패밀리 링크(Google Family Link) 앱 또한 대표적인 콘텐츠 관리 앱입니다. 이 앱을 사용하면 자녀가 핸드폰에 어플을 설치할 시 승인 가능하고 유료 콘텐츠를 구매할 때마다 부모의 승인을 받도록 설정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특정 앱을 이용하지 못하게 하거나 취침시간을 설정하여 일정 시간 이후에 사용할 수 없도록 설정이 가능합니다. 만 14세 미만의 자녀가 구글 계정을 생성했을 때 이용 가능하고 14세 이후에는 자녀의 동의를 묻는 메일을 통해 연장하거나 해지할 수 있습니다.
5. 새로운 SNS 플랫폼을 사용할 때 부모님께 알리기
남자아이들의 스마트폰 문제가 게임과 음란물로부터 우리 아이를 얼마큼 지킬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면 여자아이들 같은 경우는 SNS로 인한 문제들이 많이 발생합니다. 내가 바라본 아이와 정말 다른 온라인상의 아이 말투, 태도에 충격받은 학부모님의 상담이 많았고 학교폭력의 문제와 연결되는 일들도 모두 SNS에서 발생합니다. 아이가 새로운 SNS를 시작할 때 부모가 언제든지 살펴볼 수 있음을 알게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어느 정도의 관여가 필요한지에 대해서도 아이와 이야기하여 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만 14세가 되기 전에 가입이 안 되는 플랫폼에 아이들이 부모님의 개인정보를 이용하여 가입 사용하기도 합니다.
부모가 아이의 사생활에 깊이 간섭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애플의 팀 쿡 CEO 역시 내 조카는 SNS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공개 강연에서 밝혔습니다. 오히려 저는 우리나라 부모님이 아이들의 스마트폰 사용에 대해 너무 관대한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듭니다. 매일 SNS 가서 검열하고 댓글을 달라는 말이 아닙니다. 부모가 너의 SNS를 볼 수도 있다. 그리고 부모님께 보여주기 어려운 글과 사진은 공개된 곳에도 올리지 않는 것이 좋다 라는 지침은 필요합니다.
6. 온라인상에서의 예의, 지켜야 할 규칙 지키기
-나의 이름과 생년월일, 주소, 전화번호, 사진 등의 개인정보를 공개된 곳에 올리거나 남에게 전달하지 않습니다. (개인정보 보호)
-다른 사람의 글이나 창작물에 대해 사용하거나 공유를 할 때 원작자가 누구인지 밝히겠습니다. (저작권 보호)
-흉을 내거나 나쁜 소문을 내지 않겠습니다. (온라인상 예절)
-내가 공유하는 사진이나 동영상이 순식간에 멀리까지 퍼질 수 있음을 기억합니다.
와 같이 아이가 디지털 세상 안에서 알아야 할 예의, 유의점에 대해 구체적인 지침을 제공하고 약속하도록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