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잡지 읽기를 시작하는 시기
신문·잡지 읽기는 언제 시작하는 게 좋을까요? 아무리 빨라도 초등학교 3학년은 되어야 합니다. 1~2학년 아이들이 정치, 사회, 시사, 경제 이야기를 이해하기는 어렵습니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어린이 신문조차 1~2학년 아이들이 보기에는 주제도 낯설고 어렵습니다. 이 시기에는 아름다운 그림과 글이 풍부한 그림책, 글 밥이 어느 정도 있는 한글 독서에 집중해야 합니다. 신문·잡지는 읽기가 능숙하고 주제를 넓힐 수 있는 사고력이 갖춰져야 시작할 수 있습니다. 무턱대고 들이밀면 반감만 살 수 있습니다.
3학년부터라고 콕 집은 건 3학년이 사회와 과학 과목이 도입되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관심 분야나 영역이 나와 가족에서 너와 우리로, 우리 집에서 동네와 고장으로 확장되는 시기입니다. 학교에서도 자연 현상이나 사회 현상으로 관심사를 넓히는 활동을 시작하는 시기라 가정에서 병행하면 훨씬 효과적인 시기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말하면 3학년을 대비해 2학년 2학기부터 시작하려고 준비하는 분이 많습니다. 서둘러 준비하는 만큼 힘들고 어렵고 힘 빼는 일입니다. 2학년에 시작할 바에는 생각머리가 트이는 4학년이나 5학년에 늦춰 시작하는 게 낫습니다.
종이 잡지와 신문 vs 인터넷 잡지와 신문
인터넷을 열면 하루하루 기사가 넘쳐납니다. 굳이 신문이나 잡지를 구독해서 봐야 하나 고민될 수 있습니다. 저는 종이에 출력된 기사나 잡지를 읽길 권합니다. 화면에 담긴 글은 스크롤해서 위에서 아래로 내리며 읽는 방식으로 읽기 때문에 Z형태로 시선이 움직입니다. 집중해서 읽기가 쉽지 않아 문장이 아니라 단어 중심으로 읽힐 가능성이 높습니다. 무엇보다 화면에는 다른 기사로 넘어갈 수 있는 링크나 광고 이미지가 많아 시선이 모아지지 않습니다. 집중해서 잘 읽는 아이라면 종이든 화면이든 크게 상관없지만 보통 아이라면 종이에 인쇄된 글로 읽기를 시작하는 게 좋습니다.
어린이 신문을 구독하려고 하는데 어른 신문도 함께 시켜야 하는 경우도 많고, 막상 구독해봐도 마음에 들지 않는 기사도 많은 것 같고, 읽지 않아 쌓일 것 같아 걱정이라면 마음에 드는 기사를 그때그때 출력해서 읽도록 지도하는 것도 좋습니다. 여러 신문사의 글을 그때그때 적당한 걸로 골라 읽을 수 있어 더 나을 수 있습니다. 기사도 욕심은 금물입니다. 어린이 신문이나 관련 잡지 및 자료를 출력해서 하루에 한두 기사만 읽어도 충분합니다. 처음부터 욕심내서 무리하면 계속할 수 없습니다. 조금씩, 천천히, 꾸준히가 답입니다.
일간 신문 vs 주간 신문
어린이 신문도 일간 신문, 주간 신문, 월간 신문 등 다양합니다. 일간 신문은 매일 다 읽으라고 하면 힘들어합니다. 주간 신문 또는 월간지라야 부담이 없습니다. 저는 고등학생 때 일간 신문을 구독한 적이 있는데 한동안 읽지 못해 쌓아두기만 하고 결국 버린 적이 많습니다. 처음에는 열심히 읽다 한두 번 놓치면 순식간에 쌓입니다. 읽을 양이 늘어나면 부담스럽기만 하고 읽어볼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그러다 포기하곤 합니다.
주요 활동이 아니니 시간 날 때 가볍게 읽어볼 수 있을 정도라면 제공하는 게 낫습니다. 그러려면 구독보다는 출력해서 읽을거리를 제공하는 게 좋습니다. 귀찮고 번거로울 순 있지만 아이가 좋아할 만한 기사를 골라서 제공할 수 있어 성공 확률이 높습니다. 일주일에 하루를 정해 놓고 그날 기사 중 한두 개를 출력해서 읽어보라고 하면 어떨까요? 그렇게 재미를 붙이고 익숙해지면 그때 구독해도 늦지 않습니다.
* 초등어휘력이 공부력이다 책 중 일부 발췌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aver?bid=212958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