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하나, 딸 하나를 낳게 될 줄 알았다.
그냥, 아무 근거 없이 그렇게 생각했다.
아들 둘을 키우는 엄마에 대한 흉흉한 소문 ( '원래 그러지 않았는데 욕을 잘하게 되었다'와 같은 류의 소문들)을 자주 들어서인지 뭔가 아들 둘을 키우는 일은 힘들고 슬픈 일이 될 것만 같았고 그게 나일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또, 나중에 목욕탕에서 등 밀어 줄 사람이 없을 것 같아 서운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아들 둘을 현재까지 키우면서는 매우 만족한다.
가장 만족스러울 때가 둘이 함께 잘 노는 모습을 볼 때,
밤새 깔깔거리며 이야기하다 잠드는 모습을 볼 때이다.
그 둘의 사이는 정말 '사랑하는 사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의 가장 많이 하는 말은 '횽아'
둘 중에 누구 하나를 뭐라 할라치면 한 명이 어찌나 방어해주는지 그 모습이 귀여워 더 혼내지 못하는 적도 여러 번이다.
며칠 전 둘째와 이야기하다가,
너무나 당당하게
'나는 형아랑 살 거야.'라는 충격 발언을 하더라.
형아랑 살면 날마다 함께 놀고, 함께 이야기하고 함께 공부할 수 있어서 좋단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엄마랑 결혼한다더니...
이젠 꼭, 형아랑 함께 살고 싶다고 한다.
그런데, 그 말이 서운하지 않고 참 예뻐 보였다.
무뚝뚝한 엄마는 '아이고 예쁘다'라고 하지 않고, '싸우지나 말지'라고 내뱉었다.
아들 둘 모두 깜짝 놀라며 '우리는 싸운 적이 없는데? 서로 의견을 조율 중이었어.'라고 하더라.
그래, 엄마가 오해해서 미안해.
둘이 원한다면 함께 살아도 좋을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