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라온쌤 Mar 20. 2022

[소년심판] 우리가 놓친 아이들

최근 소년 심판이라는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았다. 심은석 판사 역할의 김혜수도 멋지고 각자의 소신대로 사는 강원중 판사나 따뜻한 차태주 판사의 역할도 멋지지만 그중 마음에 걸리는 것은 극 중의 '아이들'이었다.

부모와 학교로부터 버려진 아이들.

그들이 저지르는 범죄가 끔찍하고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 섬뜩하지만 그 이면에 사랑받지 못하고 길거리를 헤매는 아이들, 가정 폭력의 피해자, 가정의 해체로 버림받은 아이들. 그 아이들의 아픔이 무섭게 다가왔다. 

특히 인천 초등생 납치 살인 사건을 바탕으로 하는 첫 에피소드에서 '한예은'역의 아이가 기억에 남더라.

아빠는 사업을 하고 엄마는 유명 편집숍을 운영하여 해외에 거주한다는 이유로 아이의 재판에 한 번도 나타나지 않고 유명 로펌 변호사를 대거 보조인으로 내세운다. 경제적으로는 전혀 어렵지 않은데 정서적인 관심과 사랑을 전혀 받지 못한다. 

그 장면,

 화려한 변호사들이 변론을 위해 앉아있고 판사 또한 소년 사건에 이런 화려한 변호인단은 처음 본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이게 아이에게 보여줄 수 있는 부모님의 사랑이었을까?

한예은이 '엄마에게 전화를 해야 한다며 핸드폰을 빌린' 아이를 갑자기 납치 살인하게 된 장면을 보여줄 때도 

아이가 한 '엄마'라는 단어를 따라 하는 장면이 나온다.

내가 바라지만 갖지 못하는 엄마의 사랑에 대한 분노의 표현처럼 묘사되어 있다.

부모라는 역할이 한 아이의 인생에서 참으로 절대적인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이 처음 세상에 나와 부모를 조건 없이 사랑해 주듯, 부모도 어린아이가 세상에 독립할 때까지 안전하게 그리고 충분히 사랑받을 수 있도록 지켜주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을 때 상처받은 아이들이 결국 자기 자신을 상처 내고 힘들게 하는 모습이 안타깝더라. 

교실 속에서 만나는 아이들도 어리지만 마찬가지이다. 

'선생님, 저는 사랑받고 싶어요. 저에게 관심을 더 가져주세요. '라는 아이들이 보인다. 자꾸 몸이 아프기도 하고 자꾸 친구와 다투며 나의 불편함을 토로하기도 하고 또는 무기력하고 멍하게 있기도 하다. 

많이 보다 보니 나의 눈에도 보인다. 마음이 쓰이고 안타깝기도 하고 내가 할 수 있는 노력을 하지만 그럼에도 채워지지 않는 부모님의 공간이 참으로 크게 보일 때가 있다.

소년 심판을 보고 나니, 괜히 내 아이 한 번 더 안아주고 머리 한 번 더 쓰다듬어 주고

올해 내가 더 사랑을 많이 주어야 할 학급의 아이를 위해 한 번 더 기도하게 된다. 

지극히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어린아이들을 바라보는 입장에서 보는 드라마 리뷰. 

매거진의 이전글 어머님의 전화 한 통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