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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온쌤 Aug 11. 2022

체육 수업을 3주 연속 빠진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감히 상상도 하기 싫은 일이다.

체육 수업, 그것도 스포츠 강사와 하는 체육 수업을 빠진다는 것은 담임에게는 가장 공포스러운 상황 중 하나이다.

그런 일이 오늘 나에게 일어났다.

첫 번째, 스강 선생님께서 코로나 검사를 받으러 가셨다.

이건 뭐... 괜찮았다.

우리 반만 못하는 게 아니었으므로, 각 반 선생님께서 알아서 보강을 하셨을 테고 우리 반도 우리 반의 체육 수업을 했다.

두 번째, 학교에서 1-2교시 행사가 잡혔다. 5-6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전체 행사인데 딱 우리 반 체육 수업은 2교시!

우리 반 다음 수업부터는 체육 수업이 가능하다는 것이 아이들의 불만 포인트이다.

왜 다른 반은 체육을 할 수 있는데 우리 반은 못하냐!

세 번째, 오늘!

1교시 전교 임원 선거가 있었고 2교시 체육 수업을 하러 나갔는데 뭔가 잘못되어 재투표를 한다는 방송.

운동장에 나갔다가 다시 돌아가야 하는 상황.

아, 나에게 왜 이런 시련을 주시나요.

아이들은 성난 들소처럼

'이건 말이 안 된다.'

'3주 차다'

'왜 우리 반만 체육을 못하냐'

'왜 체육은 보강을 안 하는 거냐'

이렇게 교실에 들어왔는데 어디 재투표 방송이 눈에 들어오기나 하겠는가.

서늘하다. 그들의 눈빛이.

아이들에게 물어봤다.

만약 3주째 빠지는 과목이 '체육'이 아니라 '수학'이었다면 어땠을까?

'그럼 땡큐죠.'

'괜찮아요, 그건'

'생각만 해도 좋다'

과목에 대해 너희 좀 차별하는 거 아니니?

그리고 가장 황당한 건...

우리 마지막 날 체육 2시간이 잡혀있잖아.

그건 그거고요!

체육 하러 학교 오는 김에 다른 과목도 배우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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