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저는 대범한 부모가 못 됩니다.
그럴 수도 있겠지... 보다 어떡하지...라는 걱정쟁이입니다.
그런 걱정 많은 사람이 초 6이 되도록 학원을 최소화 한 이유는 아이도 걱정 많은 아이였기 때문입니다.
피아노 소리를 좋아하고 절대음감을 가지고 있길래 7세쯤 피아노 학원을 보내려고 함께 가봤어요.
그런데 피아노 학원을 둘러보고 온 아들이 절대 못 간다며 울었지요.
이유는 엘리베이터의 버튼이 자기 키에 안 닿을 것 같다는 것이었습니다.
뭐 그것 이외에도 수만 가지 이유를 들어 아무 곳도 안 간다고 했어요.
태권도도 7살 때 포기, 8살에 울며 불며 안겨있고 뭐 그랬습니다....
학원 하나를 시작할 때마다 전쟁을 치러야 했고 학습 관련된 곳은 어릴 때 보내고 싶지 않아 집에서 가르쳤어요.
그래서 지금까지 다닌 학원은 피아노(초3~)와 태권도(초1~)가 전부이고
4학년쯤 보내봐야지 했을 때는 코로나였으니 어찌어찌 6학년이 되어서 영어 학원을 가고
2학기가 되니 이제 수학 학원을 보내게 되었어요.
아이는 항상 학기별 3권의 문제집을 풀었고(디딤돌+센+최상위) 방학이면 지난 학기 심화서를 한 번 더 풀곤 했습니다.
교사의 입장에서 봤을 때 어려운 문제를 겁내지 않고 끈기 있게 푸는 것을 보니 크게 걱정되지 않았고
오히려 수학은 스스로 잡고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한데 그 부분 잘 해내는 것이 기특했어요.
방학 때 두 곳의 학원을 시험 보고 걸어서 갈 수 있는 가까운 곳,
Slow and steady wins the race.라는 모토를 가진 학원에 오늘 첫 등원을 하네요.
아이가 어제저녁 자는데,
나 좀 긴장된다.
미션 문제 잘 풀 수 있겠지?라고 묻는데
넌 정말 잘할 수 있어.
그 학원에서 하는 걸 그동안 집에서 잘 해왔어.
걱정하지 마.
라고 응원해 주었어요.
7살 그때만큼은 아니지만 아이는 새로운 환경 앞에서 긴장하는 것은 그대로인데
또 새롭게 도전하고 그 상황 속에서 최선을 다할 것을 알기에 참 기특하네요. (도치맘입니다.)
아이가 대견하기도 하지만 뭔가 바통을 한 번 넘기는 느낌입니다.
이제 둘째와의 시간을 보내봐야겠어요.
아, 근데 이 녀석은 어나더 레벨이에요.
귀엽고 애교 있게 말을 안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