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서..
"엄마, 나도 학교 끝나고 엄마가 마중 나왔으면 좋겠어."
간혹 듣는 이야기에 마음 아프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이야기한다.
"그래? 친구들이 부러웠어?"
"응, 엄마가 마중 나와서 가방도 들어주고 집에서 간식도 먹는대."
"너도 돌봄 교실에서 간식 먹잖아."
아.... 이 말은 하지 말걸..
포인트가 간식이 아님을 알면서도 이렇게
아이처럼 말 꼬리 잡는 것 같은 대꾸를 해버리고 말았다.
아이가 어리다 보니 하교 후의 빈 공간을 느낀다.
아이를 봐주시는 분을 따로 구하지도 않았고 또 못했다.
전업맘은 전업맘대로의 고충이 있겠고
워킹맘은 또 그대로의 고충이 있겠기에
아이에게 그것으로 미안해하고 싶지는 않았다.
아빠는 일하면서 한 번도 미안해하지 않는 것을
왜 엄마는 일하는 것이 선택사항이나 되는 마냥 미안해해야 하는가 라는 혼자만의 어깃장을 놓아보지만
사실 미안한 것 투성이다.
그중에서 나는 교사이다 보니, 내 경험에 비추어 엄마가 교사인 경우 안 좋은 점이 몇 가지가 있다.
우선, 입학식에 가지 못한다.
졸업식은 간혹 날짜가 겹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입학식은 100% 3월 2일이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입학이나 앞으로 중, 고등학교에서도 모두 입학식은 3월 2일.
마찬가지로 학교에서 시업식이 있는 날이기도 하다.
초등에서 담임을 맡고 있다면 우리 반 아이들을 처음 만나는 날.
나에게도 중요한 날이고 새로 맡을 아이들에게도 중요한 날이다.
이때, 담임 선생님이 아이 입학식 간다고 첫날 안 올 수는 없지 않은가.
입학식은 볼 수 없다. 아빠가 잘 보고 왔겠지.
두 번째, 엄마들 모임에 잘 끼기 어렵다.
교사라는 직업이 뭐나 돼서 그런 것이 아니다. 엄마들 모임은 아이들의 학교 생활 정보를 공유하는 공간.
그 정보라는 것은 보통 학교 이야기인데, 긍정적인 이야기보다 부정적인 이야기로 흐르는 경우가 많다.
그럴 수 있다. 그런데 그들에게 교사인 줄 아는 사람과 함께 학교 욕을 하는 건 뭔가 불편한 일이다.
비자발적인 아싸가 되는 것이다. 나와 내 아이 모두.
요즘 아이들 체육활동시키거나 하려면 자꾸 팀을 짜서 오라고 한다.
5-6명 만들어야 해 준다는데 이럴 때 제일 난감하다.
세 번째, 우리 반에 잘하는 아이와 비교한다.
다양한 수준의 아이들을 만나지만 잘하는 아이의 수준을 기준에 두고 바라본다.
수학 문제를 풀었는데 어? 왜 안되지? 어려워하지 않고 활동하던데?
이런 규칙을 바로 찾던데.. 하고 나도 모르게 비교하고 있다.
사실 내 아이의 속도로 가고 있는 것인데 문제집만 들이밀면 마음이 급해지는 것인가.
역시, 아이는 멀리서 보아야 더 아름답다.
문제집은 푸는 것만 봐야지 하나하나 채점하면 사이 나빠진다.
네 번째, 학교생활에서 문제가 생길 때 선생님 편을 든다.
아이의 상황에 대해 오롯이 이해하기보다 그 상황 교사가 어떤 이야기를 어떤 맥락에서 했을지 먼저 이해하려고 한다. 그리고 그에 대해 네가 했어야 할 행동에 대해 일러준다.
아이한테 교사면 안되는데, 불쑥 튀어나오는 직업병.
나는 네 교사가 아니라 엄마인데.. 몇 번 다짐해도 특히, 아이가 잘 못한 상황에서 네 편이 100% 되지 못한다.
느리고 예민한 아이를 더 많이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
고맙다. 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