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인한 성장
날마다 등교하는 1학년
주 3회 등교하는 4학년
그리고 또 날마다 등교하는 나.
큰 아이가 등교하는 3일 동안은 수업이 끝나면 돌봄 교실에 들러 둘째 아이를 데리고 하교한다.
돌봄 교실에 있는 것이 갑갑하고 불편하다는 아이여서 꼭 형아를 기다려 함께 하교한다.
집에 와서 남은 온라인 수업을 마저 듣고 숙제를 하다 동생이 태권도 갈 시간에 맞춰
띠를 매 주고 배웅해준다.
큰 아이가 등교를 하지 않는 주 2회의 경우도
아침 일찍 온라인 수업을 듣고 과제를 제출하고 혼자 밥을 먹은 후
동생을 데리러 학교로 향한다. 돌봄 교실에서 동생을 데리고 집에 도착해서
'엄마 우리 도착했어. 걱정할까 봐 전화했어. 사랑해. '라고 전화하는 큰 아이에게
난 늘 미안하고 고맙고 짠하다.
그 녀석도 이제 고작 11살이고, 아이인데 어찌 저렇게 대견하게 자기 할 일들을 해내는가 싶은 생각에 참 잘 컸구나 하는 생각과 동시에 마음 한 켠이 시큰 거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집에 부리나케 도착해서 손을 잡고 산책하며 이야기하기도 하고 좋아하는 붕어빵을 사주기도 하고
나름대로 아이의 마음 한 구석에 더 깊이 들어가 보려고 노력한다.
마침, 11월 10일이길래
'우리 초콜릿 만들어 볼까?'라고 하는 이야기에
너무나 들뜬 우리 두 꼬마들.
초코 청크 1kg를 잘 녹여
연두부를 부드럽게 갈아 넣고
잘 섞어 냉동실에 한 시간 정도 얼린 후 자른 다음
코코아 파우더를 묻히면 끝나는 아주 간단한 만들기인데도
신나서 어쩔 줄 모른다.
뜨거운 물에 중탕하며 초콜릿이 녹는 모습도 신기하고
연두부를 갈아보라고 했더니 그것도 정말 신기하단다.
둘을 잘 섞어주는 것도 둘이 번갈아 하고
얼리는 초콜릿도 열심히 바라본다.
그렇게 완성된 생초콜릿에는.
엄마의 미안한 마음이 담겨있다.
고맙고 대견한 마음이 담겨있다.
너를 정말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주고 싶은 것이었다.
그런데 중간에 둘째 꼬마가 열심히 종이를 자르고 오리고 붙이더니
집 한 구석에 가렌드를 만들어주었다.
익숙하지 않은 가위질로 열심히 쓰고 붙이는 아이에게
'왜 갑자기 이걸 만들어?'
라고 물어보니
초콜릿을 만들어 엄마에게 주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아서
이거라도 만들어 주고 싶단다.
아이를 키우면서 힘들다고 징징거렸지만
사실 나는 이 아이들로부터 참 과분한 사랑을 받고 있다.
다음 날, 집에 오니 아이들이 교통카드로 편의점에서 산 빼빼로가 두 개 놓여있다.
'정말 감동적이야'라고 말하는 나를 보며 둘이 펄쩍 뛰며 좋아하는 이 아이들.
코로나로 인해 돌봄의 공백이 발생할 수밖에 없고 그 미안함을 성장으로 보여주는 아이들에게 고맙지만 미안한 마음은 늘 한켠에 있다.
그런데 11월 10일 경기도에서 한 국회의원이 각 학교에 연간 조퇴 10회 이상 사용자 현황을 11월 11일 오후 3시까지 자료 집계로 조사해서 보내라는 공문이 내려왔다.
이런 밖의 시선들에 크게 일희일비하지 않았지만 이 조사 공문이 무엇을 의미하는지가 너무나 보여서 기분이 참 나쁘다. 이런 고압적인 조사 방법과 그 의도가 오늘도 두 아이를 스스로 크도록 내버려 둘 수밖에 없는 육아 독박 워킹맘에게는 가슴에 비수가 되어 꽂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