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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온쌤 Sep 04. 2020

출판사 미팅을 마치고

나는 초등 아들 둘을 키우는 엄마이고 또 육아 독박 워킹맘이고

코로나로 가장 많은 변화를 겪고 있는 학교의 교사이기도 하다.

이 심난한 시대에 모두 다 심난하지만, 나의 경험과 그동안의 노하우가 

함께 심난한 부모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봐 글을 적기 시작했다.


첫 기획 원고 작성과 첫 투고.. 가슴 졸이는 시간들을 지나며 몇 군데 출판사에서 연락을 받았다. 

그리고 그중 3군데와 미팅을 진행했다.

한 군데는 언택트 시대에 어울리게 ZOOM회의로 미팅.

또 한 군데는 학교로 찾아오셨고

오늘 간 마지막 한 군데는 회사에서 사장님 미팅이 있었다.


편집자들과 만나고 전화하면서 느낀 것은 그 들이 내 원고를 보는 눈은 비슷하구나.

그들이 말하는 내 원고의 강점과 약점의 맥락이 모두 다 똑같았다.

몇 번 듣다 보니 앞으로 원고의 방향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대강 감이 잡혔다.


기획 원고 작성 이후로 꾸준히 글을 썼어야 하는데. 단 한 줄도 더 쓰지 못했다.

어느 출판사를 만나 어떻게 내 글이 방향이 잡히고 틀어지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고

그냥 마음이 붕 뜨는 것 같은 느낌에 집중을 못한 것이 사실이다.


3번의 미팅 중 오늘 출판사 미팅이 참 인상적이었다.

교재 중심의 꽤 유명한 출판사고 단행본도 간간히 내는 곳인데 어제 전화해서 만나자고 하셨다.

2번째 미팅으로 마음이 꽤 기울어 있는 터여서 금요일까지 답변드리기로 한 출판사가 있는데 내일 괜찮냐고 하셨더니 급 사장님 일정 확인 후 전화한다고 하셨다.

사장님? 편집자 아니고?

얼결에 오늘 사장님 미팅을 하게 되었다.


도착하여 편집자님과 원고의 방향 및 집필 의도, 어떤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등등의 이야기를 하고

사장님을 만나러 들어갔다. 내 원고에 관심이 있다는 다른 차장님까지 총 4명.

업무적인 이야기는 편집자와 다 나눈 뒤였고, 사장님은 내 기획원고를 보고 몇 가지 질문을 하셨다.

왜 5학년이냐?

스마트 폰 사용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럼 부모들이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이냐?

아.. 나 갑자기 면접 보는 분위기가 되었어... ^^

그리고 스마트폰 이야기에 우리 손자의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것이 괜찮은 것이냐는 상담.


한 참 진행된 미팅에서 그분의 교육에 대한 철학. 출판일에 대한 애정과 사랑이 느껴졌다.

아이가 포기하지 않게 쉬운 교재를 만들고 싶었었다는 것. 그래서 처음에는 다른 출판사보다 안 나가는 것도 많은데 결국은 그 진가를 보더라는 것. 

백발의 할아버지가 본인 출판사에서 낸 책들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그렇게 자신의 일을 즐기고 사랑하는 모습을 보는 것. 그것만으로도 나는 참 인상 깊었다.

중간중간 손자 자랑을 하시는 그 말에서 푸근한 할아버지도 느껴졌다.

손자를 위해 원래 주력 분야가 아닌 한글 교재도 만들기 시작한다는 점.

그 에너지와 따스함 그리고 본인의 직원에 대한 신뢰가 느껴져서 좋았다.

새로운 경험이었다. 

한참 이야기 나누고 듣다 보니 따라온 그분 차장님이 손자의 아빠였단다.

아, 나... 스마트폰 그렇게 사용하면 안 된다고 한 참 이야기했는데. 미리 알려주시지.


원래 예정했던 곳으로 계약을 진행할 것 같지만

출판사 미팅을 마치고 나서 나는 그전에도 그 출판사 교재를 열심히 이용하고 있었는데

더 즐거운 마음으로 이용할 수 있을 것 같다.


60이 넘어서도 나는 내 일을 저렇게 사랑하고 열정을 쏟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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