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쓴다는 것은
7월 중순 처음 컨셉을 잡고 출판사에 제출할 출간 기획서를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3주간 샘플 원고 17 꼭지를 작성해 투고를 하고
9월 초, 한 출판사와 계약을 했다.
한 번도 내가 글을 쓸 거라고 생각해보지 않았었는데
쓰다 보니 누구나 쓸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누구나 썼으면 하는 바람도...
이제 고작 한 두 달 글을 쓴 것뿐인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우습지만,
글을 쓰면서 내가 살아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글쓰기 연수를 처음 듣고 와서 남편에게 한 첫마디 또한
'나 이제 좀 살 것 같아.'였다.
내 생각을 쓰려고 하다 보니 항상 아이에게 가족에게 학교 일에 치여있던
'해야 할 일'들의 무더기 속에서 저 아래 구겨져 있던 '나만의 생각'을 꺼내와 집중을 할 수 있게 된다.
내가 나에게 집중하고 있다는 그 당연하면서도 어려운 사실 하나 만으로도 참 나를 살아나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특히 육아에 지친, 내가 누구 엄마인 것에 익숙해진 엄마들의 글쓰기를 응원한다.
연수에서 들었던 이야기인데 누구를 붙잡고 3시간 이상 이야기할 수 있다면 충분히 글 쓸 재료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충분히 가능하지 않은가. 3시간의 수다.
계약 후, 다시 원고를 잡고 10 꼭지를 더 써서 10월 4일 중간 원고를 보냈다.
글을 쓰다 보니 내가 이 시간을 스스로 즐기고 있다는 것을 알겠다. 하나도 힘들지가 않다. 출판사에서 요청하지도 않은 중간 마감을 나 혼자 정하고 또 신나게 빠져든다.
참 즐겁고 행복하고 그리고 감사한 순간들이다.
코로나 블루로 시작한 일탈이 내 인생에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게 했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역시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