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수업, 심화되는 학습 격차

온라인 수업은 왜 학습 격차를 심화시키는가?

by 라온쌤

온라인 수업으로 인한 학습의 격차가 심해지고 있습니다. 한때는 시공간의 제약이 없는 온라인 수업이 지역이나 사회 계층을 통합할 수 있는 공평한 수업 방법이 될 수 있겠다는 긍정적인 희망을 품었습니다. 그래서 교실에 스마트패드를 모두 갖추고 아이들의 디지털 활용능력을 향상하기 위한 노력을 하였습니다. EBS 온라인 강의도 도시에 사는 아이나 농어촌에 사는 아이 모두에게 질 높은 강의를 들을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에서 개설이 된 것이지요. 그런데, 몇 개월의 온라인 수업 후 우리는 온라인 수업이 오히려 학생들의 학습 격차를 심화시킨다는 다양한 데이터를 얻게 되고 증언을 듣게 됩니다. <그림 1>에 나온 기사는 2000여 명의 교사를 대상으로 설문한 것으로 약 80% 이상의 교사가 현재 온라인 수업으로 학력 격차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림 <2>와 그림 <3>을 보면 영어와 수학에서 각각 중위권 학생이 감소하고 하위권 학생이 증가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온라인 수업으로 학생들의 성적이 더욱 양극화되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학교에서 수업을 열심히 듣고 가장 많은 분포를 차지하던 중위권의 몰락은 학교 수업을 진행하는 데도 많은 타격을 줍니다. 초1에서 중1까지는 시험을 보지 않으니 객관적인 자료로 측정할 수 없으나 실제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다 보면 학력 격차가 심해지고 있음을 정말 많이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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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온라인 수업으로 인한 학력 격차가 발생할까요?


첫째, 학교가 아이들을 책임지던 시간이 모두 부모에게로 넘어오면서 부모의 학력, 경제력이 오히려 학생의 교육격차에 더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학교에서 6~8시간 정도 학생들의 생활과 수업을 맡아서 했는데 가정에서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다 보니 맞벌이 가정과 저소득층 가정에서 아이에 대한 돌봄이 이루어지지 않고 방치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긴급 돌봄을 운영한다고 하지만, 이것도 학교의 상황에 따라 1~6학년을 모두 수용하기 어려워 저학년 위주의 운영이 되고 있습니다. 4~6학년의 경우 돌봄 공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저학년 긴급 돌봄도 온라인 수업 보조 강사를 긴급하게 채용하여 운영하지만 그분들이 아이에게 영상을 틀어주는 것 이외에 학습 태도나 과제 수행 여부까지 꼼꼼하게 해 줄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특히 저학년 아이의 경우일수록 부모의 온라인 수업 관여도에 따라 학업성취 능력의 차이가 크게 차이 납니다.

둘째, 교사의 부재입니다. 온라인 수업을 통해 그동안 학교에서 교사의 역할이 단순히 지식의 전달자 그 이상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학습 습관이 잘 잡혀 스스로 공부가 가능한 소수의 상위권 학생들을 제외하고 학교 수업에 공부의 많은 부분을 의지하고 배웠던 중위권 학생들과 기초 학력 부진 학생들에게 교사의 부재는 학습 결손에 큰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교과 ‘내용’을 전달할 다양한 콘텐츠는 많고 꾸준히 개발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런 학력 격차가 발생하는 것은 학습에 있어서 콘텐츠 이외에 내용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아이의 수준에 맞는 조력자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기초 학력이 부족한 아이들이나 학습 동기가 낮은 아이들의 경우 학교에서 대면 수업을 하다 보면 교사가 확인하고 즉각적인 개입을 할 수가 있습니다. 또한, 수업 중 문제 행동을 보이는 학생에게는 그에 대한 제지가 가능합니다. 그러나 온라인 수업에서는 즉각적인 피드백을 제공하고 아이의 수준에 맞는 조력을 해 줄 사람이 없습니다. 더욱 걱정되는 점은 교육과정의 내용은 그 학년에서 성취되지 않으면 수학과 같이 연계성이 뚜렷한 과목의 경우 지금의 결손이 앞으로의 꾸준한 결손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셋째, 디지털 격차가 학업 격차를 가지고 옵니다. 인터넷 환경이나 온라인 교육을 위한 모바일 기기의 소유 및 활용능력에서 차이가 발생하고 이러한 격차가 학업 격차로 연결됩니다. 교사 관점에서 당장 쌍방향 수업을 준비하려고 하는데 학교 컴퓨터에서 카메라가 설치된 컴퓨터가 하나도 없고 와이파이가 설치되어 있지 않으며 수업을 녹화하는 프로그램의 종류 및 활용능력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학생들 또한 마찬가지로 온라인 수업 초기 스마트패드를 나누어주긴 하였으나 조부모 가족, 특수아동, 다문화가정과 같은 교육 취약계층에 대한 고려까지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은 아직 디지털 기기를 다루는 방법에 있어 미숙하며 학생마다 사용능력의 차이도 큰니다. 예를 들어 학생들과 함께 국어에서 생각을 나누는 활동을 하기 위해 게시판에 ‘내 생각 적어보기’ 활동을 제시하면 아이들에게는 자판으로 내 생각을 쓰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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