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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온쌤 Nov 19. 2020

창경궁 가을 궁궐 야행

궁궐의  밤은 더 아름답다.


가을의 궁궐은 항상 아름답다.

2018년 덕수궁, 2019년 경복궁 야간 궁궐을 경험하고

올 해의 가을 궁궐 여행은 창경궁이다.



첫 교사로 아이들을 만날 때 종로구 헌법 재판소 근처 작은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친 적이 있다.

부모님 중 궁궐 해설을 하시는 분이 참 많았었고 아이들과 체험학습 가는 곳도 궁, 박물관, 과학관이었다. 그때는 느끼지 못했던 종로구의 아름다움과 문화적인 유산이 부럽다.


역사는 재미있는 옛이야기

궁궐 여행을 가면 무료로 해설을 해주는 프로그램을 이용하기도 하고 인터넷으로 해설하는 프로그램을 예약하여 가기도 한다.

그냥 보는 것보다 듣고 보는 것, 알고 보는 것이 훨씬 아름답기 때문이다.

엄마의 머리맡에서 듣는 옛날이야기가 즐거운 것처럼

궁에서 아이들과 함께 옛이야기를 듣는 것은 항상 재미있다.

아이들이 역사를 이런 옛이야기로 먼저 접했으면 좋겠다.



코로나로 인해 바뀐 해설 풍경 ' 무선 송수신기'

창경궁에 도착하여 해설하시는 분과 만났는데 송수신기를 나눠주신다.

목에 걸고 전원을 켠 상태로 이어폰으로 들으면 해설하시는 분의 목소리가 바로 옆에서 들리는 것처럼 아주 생생하게 들린다.

해설을 들을 때 잘 안 들리면 집중하지 못하게 되고 다시 묻기도 미안한 상황인데

정말 또렷하게 잘 들린다.

체험학습 가거나, 외부 활동할 때 교사도 사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



좋은 징조로 여겨진 '백송'

중국에서 자라는 백송이 우리나라에 옮겨져서 심었는데 토양이 맞지 않아 우리나라에서는 잘 자라지 않는다고 한다.

그중 우리나라에 세 군데의 백송이 남아 있는데  600년 넘게 자라나고 있는 헌법재판소 안에 있는 백송과

창경궁 춘당지 옆에 자라나고 있는 백송  나머지 한 곳이 어디였는지는 가물가물

흥선대원군이 이 나무를 자주 보러 다녔는데 유난히 하얗던 날, 아들이 왕에 올라 더욱더 좋은 징조의 상징이 되었다는 백송.

창경궁 백송

창경궁

창경궁은 조선 성종 때, 세 분의 대비를 모시기 위해 창덕궁을 보완하기 위해 만들어진 궁이라고 한다.

궁은 보통 문을 남쪽으로 내는데 창경궁의 경우, 남쪽에 종묘가 있어 동쪽으로 문을 낸 궁이라고 한다.

창덕궁 후원의 아름다움과 단풍의 아름다움은 충분히 알고 있었는데 창경궁 또한 참 예쁜 궁이다. 다른 궁에 비해 궁 안에 빛이 많지 않아 상대적으로 꽤 어두운 느낌이 들었지만 이 또한 운치 있었다.

아름다운 연못, 춘당지

어두운 길을 따라 춘당지에 닿으면 '우와~' 하는 감탄이 절로 나는 곳.


빛도 아름답고 자연도 참 아름다운 곳.


낮에 와서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산타워와 궁궐과 소나무의 조화




창경궁 문정전, 임오화변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혀 사망한 사건. 임오화변

실제로 일어난 곳이 창경궁의 문정전 앞마당이라고 한다.

사도세자에게 자결을 명한 영조.

사도세자가 거부하자 뒤주에 가두었다.

해설하시는 분의 설명에 따르면, 영조는 사도를 가둔 후


궁으로 돌아가는 길에 개선가를 불렀으며

가두어 놓은 7일 동안 단 한 끼도 거르지 않고 식사를 했고

설마 왕이 아들을 죽이겠어? 라며 간간히 음식과 물을 가져다주는 신하들을 엄벌했고, 안 되겠다며 한 여름 길가에 뒤주를 옮겨두어 누구도 접근하지 못하게 했으며 마지막 순간에도 뒤주를 열지 않고 일부분만 열어 죽은 것을 확인하였다고 한다.



말로만 들으면 어찌 아비와 아들의 관계인가 싶다.

늦은 나이에 얻은 귀한 아들 사도를 이렇게 만든 것은 결국 영조가 아닐까.

영조는 자신의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부인하기 위하여 사도를 이용한 것이 아닐까.

영조가 결벽에 가깝게 귀 씻은 물을 사도가 있는 쪽으로 버리고

대리청정을 시킬 때에도 갖은 무시를 하는 영조.

그리고 사실 이해할 수 없는 것이 혜경궁 홍 씨.

나라를 위하는 일이었을까? 정조를 보호하기 위한 방법이었을까?

나는 그 순간 그 자리에 없었지만 기록된 역사나 들리는 이야기로는 참 매정한 가족이다.


동궐도 안에 나타나는 창경궁

1830년 전후로 그려진 동궐도

조선시대 법궁인 경복궁의 동쪽에 있는 궁 '창덕궁, 창경궁'을 그린 그림으로 현재 고려대학교박물관과 동아대학교 박물관에 소장하고 있다.

도화서 화원이 그린 것으로 나와 있지만 효명세자가 깊이 관여하여 그렸을 것이라 추측한다. 우리에게는 구르미 그린 달빛에 나온 박보검으로 유명한 효명세자는 실제로 문예에 뛰어난 두각을 보였다고 한다.

창경궁을 모두 보고 나오는 데 홍화문 근처 공사하는 곳에 동궐도 그림이 있었다.

우리가 방금 본 창경궁을 동궐도에서 다시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동궐도 안에 효명세자를 나타내는 표식을 찾아본 것도 재미있었다.


동궐도 속 창경궁의 모습, 출처: 한국역사해설진흥원


포토스폿, 명정전 꽃살무늬 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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