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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pty Jun 14. 2022

#86. minor

부끄럽지만 아무것도 배울 것 없었던 실용음악과에서 가장 큰 깨달음은 minor 였다. 그리고 그와 반대되는 major는 나와 맞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참 특이했다. 피아노를 연주하면서 메이저의 선율보다 마이너의 선율에 더욱더 심한 반응을 하는 것을 보고 나는 특이한 것을 좋아하는구나 생각했다.


무언가 나사가 하나 빠진듯한 멜로디에 고조를 더한 것들의 멜로디가 너무나도 좋았다. 마이너는 대개 아르페지오와 음을 하나하나 내야만 하는 음악에 쓰이곤 한다. 아주 차분한 뉴에이지와 같은 곳에 사용하곤 한다. 내가 틀릴지도 모르겠다. 나는 악기를 다루는 사람이 아니고 목소리로 악기 흉내를 낸 사람이었으니까.


그래서 남들과는 다른 마이너 한 음색을 찾곤 했다. 하지만 현대 음악에서는 메이저 한 음악들밖에 찾을 수 없었다. 그러다 내가 길을 찾은 곳이 뉴에이지였다. 메이저만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메이저와 마이너를 번갈아가면서 사용하는 아티스트들을 보곤 했다.


그냥, 마이너가 좋다는 말은 내가 비주류라는 것을 표현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정말로 메이저 하지 않고 메이 저하게 되지 않고 마이너 한 사람이 되는 것. 그게 바로 나인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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