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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pty Jul 19. 2022

#. 무의미한 버티기 싸움

무의미하다고 느꼈다. 어느 순간부터 매달려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뭐 하는 건지도 모를 정도로 요즘 내 머릿속은 너무나도 복잡하다. 글로 풀어내는 것이 그나마 내가 가장 잘하는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요즘의 나는 그것마저도 어려워졌다.


의미가 없다.


버티고 있는 이유가 없다. 매달려있는 의미가 없다. 이미 한가득 나는 무너졌고 부정적인 마음과 생각들이 나를 수백 번씩 잡아먹는다. 어제 새벽은 정말 무슨 일이라도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무서운 날이었다. 이유를 모르겠지만 또 잠을 못 잤다. 약을 먹고 잤음에도 자꾸만 몽유병 증세가 나타나는 듯했고 잠에서 깬 느낌이 아니라 강박으로 인해 놀라서 일어나는 느낌이다. 느낌이 아니다. 확신이 가득 찬 생각이다.


나 하나도 제대로 돌아볼 수 없는 인간이 경제활동을 하는 것이 무슨 이유가 있을까. 돈을 번다고 행복할까. 지하철을 오래 타지 않는 것이 나에게 무슨 즐거움과 기쁨일까.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대단하다. 어쩜 이런 반복되는 일상과 스트레스로 가득한 나날들을 이겨내는지 모르겠다.


그들도 스트레스를 받고 힘들고 지치고 무너질 때는 어떻게 하는지조차 모르겠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의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작은 행동, 작은 생각, 미세한 움직임조차 제대로 이루어낼 수 없는 사람이 되어간다. 웃음이 많고 나름 행복했던 기억들이 희미해져만 간다. 단순히 힘든 것이 아닌데 사람들은 유독 예민해지는 몇 가지의 단어에 홀리곤 한다. 아, 저 사람이 그냥 힘들구나. 저게 왜 힘들지 하면서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 그리고 당연히 대한민국의 사회에서는 이겨내겠지, 알아서 하겠지 하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대다수를 이루겠지.


아무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고 마음 한편을 오롯이 내려놓을 수가 없다. 정말 이대로 가다가는 나 자신이 무너져서 가루로도 남지 않을 것 같다. 사라지고 있음을 느낀다. 무섭지만 그 시간이 도래하는 것이 비단 나쁜 것만은 아니지 않을까.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이렇게 살다 보면 어떻게든, 무엇이라도 되지 않을까. 그게 긍정이던 부정이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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