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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pty Jul 19. 2022

#. 매일을 살아간다는 것은

매일을 살아간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버티는 것일지도 모른다. 가장 가까운 누군가에게 "있지, 나 너무 죽고 싶어"라고 이야기를 한다면 그 누군가는 어떤 대답을 하게 될까.


글을 하나 읽었다. 아주 어린 나이에 매일을 버텨내는 것이 힘들고 고된 누군가가 엄마와 남동생이 있는 거실에서 "엄마. 나 너무 죽고 싶어요."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떨리는 목소리로 확실하고 큰 이유가 없다면 엄마랑 같이 살아보자는 말을 했다고 한다.


그 말의 뜻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으니 나와 함께 지내자라는 말이었을까 아니면 무수히 많은 말들 중 가장 중립적인 의미를 가진 말이 하고 싶었던 걸까 모르겠다. 그저 하나의 글을 읽은 나로서는 그 이후의 두 사람의 관계나 죽음에서 헤어 나올 수 있었던 방법이 무엇이었는지는 알 수가 없다. 하지만 글을 읽고 든 생각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을 하려는 것이 그 엄마의 마음이었다면 나에게는 그 말이 필요한 걸지도 모르겠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세상에서 낙오될 일도 이유도 없다고. 괜찮다고. 나는 일이 하기 싫은 것이 아니다. 이 세상에선 몸과 마음, 간이고 쓸개고 다 내어주려는 사람을 오롯이 더 잘해줘야겠다는 마음과 생각, 행동들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더 굴릴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뽑아먹을 수 있을까 하는 존재들이 너무 많다. 나는 이 지긋지긋한 사회와 세상에 질렸다. 비단 어느 곳과 어느 사람을 콕 집어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느낀 대한민국의 사회와 세상은 그래 왔다. 그래서 이 질리도록 지긋지긋한 곳에서 안녕을 고하고 싶다.


그래도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누군가가 나를 소유하고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내 결정은 오롯이 내가 하는 것이기 때문에 내 결정과 내 판단에서 오는 결과는 오롯이 나 자신이 담당해야 한다. 그것이 무서워서 자꾸만 누군가에게 확인을 받고 이렇게 해도 되나?라는 고민을 하는 것 같다.


지긋지긋하다. 이런 내 모습도, 나를 구성하는 모든 것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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