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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pty Aug 23. 2022

애드센스를 거절당하다

브런치를 시작하고 뭔가 부족하다고 느꼈고 프로젝트를 하다 알게 된 디지털 노마드 업계에서 일하시는 분을 알게 되어서 이런저런 조언을 듣게 되었다. 글을 읽어보더니 충분히 매력 있는 글이 될 것 같은데 브런치 말고 다른 플랫폼에서도 글을 써보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이었다. 제안이 아니라 권유라는 말이 더 맞았을지도 모르겠네.


그래서 브런치가 아닌 티스토리에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정확히는 글을 쓰는 게 아니라 브런치에 있는 글을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다는 이유로 글을 브런치와 티스토리 동시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아주 어렸을 때 마주했던 티스토리는 생각보다 많이 변해있었고 진입장벽도 낮아져서 누구든 가입을 할 수 있고 콘텐츠를 만들 수 있었다. 그리고 브런치와 달리 티스토리는 광고를 달 수 있어서 내 콘텐츠가 많이 노출이 된다면 어느 정도 수익을 가져갈 수 있는 구조였다.


구글, 카카오에서 콘텐츠로 수익을 낼 수 있게끔 돕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구글 애드센스를 신청했고 지금까지 시간이 2-3주는 걸린 것 같다. 정확한 시간을 알 수는 없지만 꽤나 오랜 시간이 지난 듯하다. 시간이 지나면서 구글 애드센스에서 연락이 한두 번씩 온다. 메일로 "귀하의 주소에는 광고를 삽입할 수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포함된 메일이 왔었다. 내 기억으로는 총 3번 거절당했던 것으로 기억하지만 그중 가장 처음 두 번은 이유도 알려주지 않고 거절되었다고 하면서 가이드라인을 참고하라는 영상을 던져놓고 말았다. 상세한 설명도 없이. 그리고 오늘 세 번째로 메일이 왔다. 세 번째가 되니 이런저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하지만 나는 그 말에 동의할 수는 없었다. 저급한 퀄리티라고 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느낌이었다. 사람들이 콘텐츠를 보는 데 있어 불편함을 느꼈다거나 뭔가 부족하다거나 아니면 그냥 로봇 같은 느낌의 콘텐츠라던가 하는 것을 골라내는 것 같았다. 나는 로봇도 아니고 내가 쓰는 글의 종류도 엄청난 비주류의 글인데 이런 글조차 필터링을 한다는 게 참 웃기기만 했다.


그래서 결론은 애드센스를 거절당했다. 솔직히 그런 방법으로 수익을 얼마나 낼 수 있겠어하는 불신이 있지만 그럼에도 내가 좋아하는 글을 쓰고 그것으로 아주 가벼운 디지털 노마드가 될 수 있었을 텐데 그 점은 아쉽다. 포기하지 않고 또다시 도전하겠지만 내가 글 쓰는 방식과 내가 추구하는 색과 내가 추구하는 상상들은 대개 보통의 그리고 정상적인 것에서 많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 같다. 그것마저도 속상하지만 어쩌겠어. 내가 정상적인 사고를 가지고 정상적인 판단을 하고 사는 사람이었으면 이렇게 돌아가지도 않았을 텐데.


하지만 나는 지금의 내가 좋다.


술에 취하지 않아 남은 위스키를 얼음과 함께 먹으면서 점점 취해가는 이 느낌이 썩 나쁘지만은 않다. 그러고 얼마 후 일어나야 할 때면 후회하겠지. 내가 마지막에 그 위스키를 먹는 게 아니었는데 망했다-하면서 하루의 시작을 부정적으로 망했다는 말을 내 입으로 곱씹으며 일어나겠지. 그래서 혹시 몰라서 약을 먹었다. 술을 조금 덜 취하게 만들어주는 감기약을 먹었다. 이 약을 이렇게 사용하는 사람은 나밖에 없을 거다. 늘 술을 먹으면 잠을 못 잔다는 이유로 약을 두 알씩 꼬박 먹고 잔다. 한 통에 열 알이 들어있으니 나는 5일밖에 버티지 못한다. 그래서 약을 많이 사고 싶지만 코로나가 창궐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그 약은 이미 완판이 되었던 약이라 쉽게 구하지도 못하고 인당 구매제한까지 걸리는 상태였다.


정말 어지럽고도 이상한 세상이구나. 나도 그렇고 세상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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