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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pty Sep 07. 2022

나를 예민하게 만드는 것들

한 가지로 표현할 수 없다. 인간들은 왜 이렇게도 무례한 걸까. 내가 너무나도 예민하고 외부 자극에 취약한 사람이라 남들보다 더 많이 상처를 받는 건가 싶을 정도이다.


나는 어려서부터 무례한 사람을 싫어했다. 선을 지키고 적당한 텐션을 가진 사람이 좋았다. 너무 많은 에너지를 가진 사람은 나를 이해하지 못했다. 좋아하는 것도 흥미를 느끼는 것도 없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은 나와 맞지 않는다. 많은 관계들을 되돌아보니 나는 항상 수동적이었고 움직이지 않았다. 애써 무기력함을 탈출하려는 사람이 아니라 무기력함을 온몸으로 느끼는 사람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렇다고 내 마음이 편해지는 건 아니지만 이해하지 않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나는 항상 상처를 받고 자극에 쉽게 노출되는 사람이 되었을 것 같다.


사실 지금도 틀린 말은 아니다.


나를 예민하게 만드는 사람들은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런 거 가지고 왜?라는 반응이라거나 하나같이 이해하지 못한다. 이미 마음이 닫힌 사람에게 다가와서 여전히 장난식으로 툭 건드리면서 가볍기 짝이 없는 말들을 내뱉는다.


사람들은 다 그렇다. 대부분의 사람이라면 무던하고 일반적으로 넘어갈 수 있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나 같은 사람들은 기본적인 예민함과 날카로움으로 항상 긴장을 하고 살아가고 매 순간 화가 많다. 모든 방면에서 신경 써야 하고 내가 상처받지 않으려고 항상 준비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하지만 세상은 나 같은 사람만 존재하는 곳이 아니지만 최대한 나와 결이 다른 사람을 피하고 그들에게서 벗어나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 자신만 힘들어지고 고통스러워지고 매일매일이 지옥의 나날들이다.


예민한 사람 앞에서는 예민해지지 않게 자극하지 않으면 되는데 도무지 무던한 사람들은 그 사실을 모른다. 화를 내고 휘발시켜버리는 사람들은 나 같은 사람을 이해하지 못한다. 이제 덜 예민하고 덜 자극받는 사람이 되고 싶지만 이번 생은 아마도 틀린 것 같다.


나의 매일은 요즘 너무나도 지옥 같다. 나를 예민하게 만드는 사람에게 화가 난 과정을 하나하나 설명해야 한다는 게 퍽 웃기기만 하다. 그걸 다 설명해줘야 안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 하긴 MBTI가 다른 E성향들과 I의 성향들은 서로 이해할 수 없는 거겠지.


매일 예민함이라는 지옥에 빠져있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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