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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pty Sep 06. 2022

사랑받는다는 것

얼마 전 여자 친구와 반려견을 씻기고 밥을 차리고 술상을 차리고 하는 모습을 보고 나는 나도 모르는 내면의 이야기를 했던 적이 있다. "너는 못하는 게 뭐야?"라고 물었다. 나는 정말 요리도 잘하고 청소랄까 집안일도 잘하고 뭐든 뚝딱 해내는 그 사람이 정말로 신기했고 대단하다고 느꼈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너무나도 예상치 못했던 말이었다.


"오빠한테 사랑받는 거?"라는 말을 듣고 나는 순간적으로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적어도 내가 예상한 대답이 아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하며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에 굉장한 놀라움을 느꼈다. 사람이 사랑받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사람마다 너무 다른 대답을 하기에 어느 것이 맞다고, 어떤 대답이 정답이라는 말을 쉽사리 하지 못한다.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줘야 만족을 하고 상대방이 좋아하는 것을 준다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나는 그런 것도 잘 모른다. 나이가 들어서 몰라-!라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이제는 모르겠다. 20대 때는 이해하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이해할 줄 알았고 어떤 말을 해야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좋은 말로 우리 관계가 유지될 수 있을까 생각하며 이야기를 했다면 30대가 되고 나서는 감정이란 것은 빼두고 현실적인 이야기만 하게 된다. 그래서 끼리끼리 만나라는 말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30대는 20대를 이해할 수 없다. 반대로 20대도 30대를 이해할 수 없다. 그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속상하다. 그냥, 설명할  없이 속상하다. 내가 나이가 들었다는 것이 속상하기도 하고. 그뿐일지도 모르겠다. 속상하다. 마음이 아프다.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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