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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pty Sep 21. 2022

다 내려두고 싶다

요즘 나의 상태는 너무나도 엉망이다. 엉망이 아닌 적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날이 가면 갈수록 점점 더 구렁텅이로 빠지는 것 같다. 내가 바라는 세상과 내가 살아가는 세상의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일까. 모두 다 그만두고 사라지고 싶다. 무너짐이 익숙해져 버린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모르겠다. 즐거움이 없고 행복함이 없다. 알맹이가 없는 껍데기로 바람에 휘둘리는 것 같다. 아무것도 없다. 내 의지도 의욕도 에너지도 없다. 아무것도 나를 살아가게 만들 수는 없을 것 같다.


돈을 무수히 많이 준다고 해도 별 감흥이 없다. 정말 마음이 찢어지게 아프고 고통스럽다. 힘듦의 수준을 넘어섰다. 나 자신이 사라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누군가 나를 뒤통수에서 쳐다보고 갈 때면 내가 뭘 하고 있었지? 사고 쳤나? 혼내러 오나?라는 부정적인 생각들이 나를 점점 부정적인 사람으로 만들고 있다.


나는 이 이상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어디서도 나를 마음 편하게 하는 곳은 없다. 유일하게 믿는 곳에서도 나는 그곳에 피해를 줄까 노심초사하며 불안하게 살아간다. 눈칫밥을 먹으면서 산다는 것이 이렇게 고된 일이었구나. 비유할 바는 아니지만 집이 없이 사는 느낌이 이런 감정이겠구나. 어느 하나에 집중할 수가 없고 이런저런 눈치들을 보고 나를 혐오하듯 쳐다보는 사람들이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이제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정말 모든 걸 다 포기하고 죽어버렸으면 좋겠다. 하루에 말을 몇 마디나 했는지, 입을 열긴 했는지 알 길이 없다. 단 하루의 즐거움과 행복함이 있을 수가 없다. 그저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이 무기력해지기 시작했다. 죽으면 이 생활이 사라질 텐데, 나만 포기하면 모든 게 편해지고 나와 엮인 사람들이 더 좋은 삶을 살 수 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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