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데 엄청 다정하고 프로페셔널함.
논스를 다니면서 겪게 되는 일은 하루에도 몇 번씩 사람들을 마주치고 스친다는 것이다. 그것이 가장 빛이 나는 순간은 논스에서 행사나 파티가 이루어질 때, 정말로 빛나는 빛을 낸다. w와는 어떻게 친해지게 되었냐면 아마 논스에 들어온 지 2주 정도 지났을 때였을까. 1층 라운지에서 모두가 밥을 같이 먹는다는 말을 귀를 쫑긋 기울이지 않아도 코워킹에서 주고받는 이야기가 앵간해서는 나의 귀에 다 들어오기 때문에 무신경하게 신경을 (무척 많이) 쓰고 있었어서 아, 저녁 식사를 드시려나보다-! 하고 나는 해당사항이 없는 줄 알고 멍하니 컴퓨터만 바라보았지만 이내 b가 다가와 저녁 약속이 없으면 다 같이 밥을 먹자는 제안을 해주셨다! (야호)
그 말에 신난 나는 곧장 쪼르르 따라 내려갔다. 사실 나는 밥이 그리웠던 것이 아니라 사람의 온기가 그리웠던 걸지도 모른다. 집에서는 혼자 살고 만날 친구라고는 논스 이전에는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가득한 곳에서 밥을 함께 나눈다는 것이 얼마나 마음 따듯해지는 일일까 생각하면 아직도 조금씩 벅차긴 하다. 따라 내려간 곳엔 고추장 삼겹살이 열댓 개가 놓여 있었고 마치 군부대의 식탁처럼 1인 1 도시락으로 세팅이 되어 있었다. 그곳에 내려가니 그나마 알고 있었던 사람이 b밖에 없었다. 사실 그 순간 멘탈이 탈탈 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두 사람 이상 있는 자리에서 밥이든 술이든 먹어본 기억이 거의 없기 때문에 그 자리가 너무나도 초조하고 불안해졌다. 초조해서 다리를 바들바들 떨고 있던 나에게 말을 걸어준 사람이 s와 w인데 (s는 아직 등장하지 않은 사람이지만 가까워진다면 꼭 관찰기를 쓰고 싶은 사람!) 난 초면인 사람과는 정말 긴장하며 말을 하는 편이라서 그렇게 인사를 하고 이야기를 한 두 마디 더 나누다가 밥을 다시 먹곤 했다. 한쪽 테이블에선 블록체인 용어들이 공기 중으로 떠다니고 있었고 반대쪽 테이블에서는 회사 내부의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심지어 내 앞자리에는 아무도 앉아있지 않아서 나 혼자 격리된 기분으로 앉아있었다.
w와 s, b가 꾸준히 말을 걸어주었고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해석까지 해 줄 정도였다.
w는 그때 처음 보고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다 같이 커피를 사러가는 그 짧다면 짧은 시간에 나의 곁에서 이야기를 들어줬고 어색하지 않게 말을 걸고 장난을 쳐주었다. 사실 처음 팀에 합류한 사람을 그렇게까지 챙겨줄 것이라고는 생각 못했는데. 나는 항상 논스의 외부인력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때 처음으로 논스 안에 있는 사람들과 같은 온도를 지니고 있는 걸까 하는 물음표를 나 자신에게 던지곤 했다. 사실 이런 사람들과 함께 온도를 맞추고 싶다는 생각은 꾸준히 했었는데 내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시설관리를 제외하곤 없는 것 같아서 속상하던 찰나였으니 꽤나 큰 감동으로 다가왔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다 같이 맥주를 먹을 수 있는 날이었는데 b가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나를 소개해 주었다. 그러고 나니 나는 아는 사람이 거의 없는 상태였고 다들 끼리끼리 집단을 형성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서 그 집단으로 들어갈 수가 없었다. 그나마 알고 있던 a의 옆을 졸졸 쫓아다니며 대화에 못 끼겠다고 이야기를 하고 하소연을 했다. a는 그 사람들이 무수히 많고 둥둥 거리는 음악이 흐르는 와중에도 함께 찍은 단체사진을 보면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 w가 다가와서 이야기를 해주었고 말동무가 되어주었다. w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참 엉뚱하지만 본인만의 신념이 확고한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을 늘 받는다. 나를 처음 대해 주었을 때도 나처럼 이리저리 휘둘리지 않고 정확히는 공과 사를 구분하는 사람인 것 같아서 참 멋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가끔 코워킹에서 헤드셋을 끼고 안경을 쓰고 업무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면 이 사람이 정말 엉뚱한 것이 아니라 업무적으로는 누구보다도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어제 진행된 강의에서는 촬영까지 도맡아서 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정말 그 자체만으로도 '프로페셔널'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모든 사람에게 다정한 논스 식구들이지만 나에게는 특별히 '나의 처음'이라는 외로운 시간에 손길을 내어준 사람이라 그런지 더욱더 말이 많아지고 길게 써지곤 한다. 나중에 또 맥주 마실 일이 있다면 w와 이야기를 나누어야겠다.
w! 앞으로도 엉뚱한 모습과 다정한 모습의 밸런스를 보여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