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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pty Oct 12. 2022

자극적인 사람이 된 이유

나는 자극적인 사람이다. 자극적인 사람이 되고 싶어서 된 것은 아니지만 그리고 자극적인 것을 좋아하긴 하지만 다 말을 할 수는 없겠지만 솔직히 나는 자극적인 사람이 맞다. 평소의 생활에서도 모 아니면 도라는 생각으로 항상 살아왔던 사람이고 밥을 한 끼 안 먹어도, 하루 세끼를 먹지 않는다고 해서 문제가 생길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 뭐, 그런 것이 다 자극적인 것에 노출이 되어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사실 나는 매우 자극적인 사람이다. 외부 환경에 굉장히 취약한 사람이고 환경이 변화되는 것에 매우 민감한 사람이고 그것을 통제하기가 쉽지는 않은 사람인 것 같다.


요즘 나의 출퇴근을 곰곰이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 이유는 내가 출근하면서 항상 에어팟 프로를 끼고 음악을 듣고 (옆에 끼고) 사는데 내가 듣는 음악이 항상 한정되어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짧은 시간을 이동할 때도 항상 음악을 들어야만 안정감을 찾을 수 있었고 음악이 없는 잠깐의 시간도 이겨내지 못했다. 사실 이겨내지 못했다는 것은 나의 상상일 뿐이다. 사실 에어팟 없는 상태로 버스도 지하철도 탈 수 있다. 내가 내 귀를 막는 것을 좋아하는 이유는 나는 기관지에 문제가 있어서 항상 헛기침을 하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방어기제일 수도 있다. 내가 헛기침을 하니까 사람들이 나를 쳐다보고 욕을 하거나 수군거리겠지? 하는 생각 때문에 더욱더 나를 숨기려고 에어팟을 끼는 걸 수도 있다. 아니 끼는 걸 수도 있다가 아니라 그래서 끼는 것 같다.


그래서 요즘 정말 냉정하게 생각을 해보았다. 그리고 패턴을 분석을 해봤다.


기본적으로 나는 버스를 타거나 지하철을 탈 때 발라드를 듣는 편이다. 전상근이나 정승환 같은 차분한 음악을 듣는 편이기도 하고 그들의 음악과 비슷한 음악을 추천해주는 라디오 기능을 사용 중이다. 하지만 항상 매번 똑같은 음악이 나온다. 들었던 노래, 들었던 노래가 계속 나오니까 나도 슬슬 진절머리가 나기 시작했다.


그 이후에 내가 직접 걸어서 움직여야 하는 순간에는 지독히도 무섭고 지저분한 덥스텝 음악 장르를 듣는다. 그것은 나도 모르게 재생을 하곤 한다. 덥스텝이라는 음악이라는 것은 한마디로 설명하기 굉장히 어려운 음악 중 하나인데 진흙탕에서 싸우는 듯한, 최근에 SMF에 나온 프라임 킹즈라는 댄서가 주로 다루는 음악인 것 같은데 나는 그런 음악이 너무 좋다. 그동안 내가 쌓은 스트레스를 한 번에 해소해주는 듯한 기분이다.


발라드와 덥스텝 두 가지를 놓고 보자면 그것은 정말 극과 극이다. 덥스텝을 좋아하는 사람은 있을 수 있지만 그것에서 파생되는 음악 장르는 락이나 락 발라드 등과 같은 소위 힘든 음악들일 텐데 나는 그 반대편에 발라드가 있다는 게 신기했다. 그리고 그것이 내가 자극적인 사람이 된 것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지 않나 싶기도 했다. 자극적인 것은 보면 볼수록 중독되는 것이고 끊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니까.


그래서 그렇게 생각을 했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뭐 나는 이미 충분히 자극적인 사람이기 때문에 사회와 두루두루 어울려 지낼 수 없는 것 같다. 자극적이고 민감한 사람은 대한민국이라는 사회에서 적응할 수 없는 것 같다. 적응할 수 없다. 그것은 온전한 나의 생각이지만 그 생각을 바꾸고 고칠 생각은 없다. 그렇게 느껴왔기 때문이다.



내가 요 근래 들었던 음악 중 손꼽히는 음악이 아닐까 싶다. 이런 음악을 듣는 사람이 어떻게 자극적이지 않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건지도 모르겠다. 이런 음악을 들으니 점점 자극적으로 변하고 공격적인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실제로 공격적이지 않고 굉장히 이타적인 사람이다. 그렇다면 음악이 문제가 아니라는 걸까. 모르겠다. 너무 어렵다. 나에게는 나 자신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인 것 같다. 돈을 벌고 사회생활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이해하는 것부터가 문제가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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