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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pty Oct 13. 2022

사람이 무서운 이유는 따로 있었다.

나는 사실 사람이 무섭지 않았다. 정말 당연하고도 당연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서른 살 그리고 그 이후의 삶을 살다 보니 무언가 깨닫는 것이 있었다. 그리고 나이가 들면 들수록 그것을 이해할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슬프기도, 우울하기도 했다.


아무 이유도 없다. 그냥 사람이 무섭다. 새로운 사람과 만나는 것이 두렵고 새로운 사람과 무슨 말이라도 하는 것이 무서워지기 시작했고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이가 들고 보니 한국 사회에서는 그런 것을 무서워하면 안 된다는 규칙이라도 정한 듯 당연하다는 듯이 행동하고 생각했다.


요즘 내가 느끼는 감정은 꿈에서 자꾸 x를 본다는 것이다. 나에게 x는 무수히 많은 사람이다. 과거에 만났던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아니면 내가 속해있는 회사 대표 혹은 매니저 혹은 능력이 있는 누군가일 수도 있겠지라고 생각했지만 정말 꿈에 나타나는 인물들은 너무나도 현실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내가 있는 누군가가 꿈에 나타나서 나를 해코지하거나 나를 죽이려고 하거나 나에게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을 시키는 경우도 많았다. "도로에 나가서 죽어" 하면서 나를 차도로 미는 꿈도 있었고 나를 죽일 듯 찾아와서 칼로 찌르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이것은 모두 꿈이다. 이것이 정말 오해 소지가 있을 것 같지만 나는 이 이야기를 혹은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을 덜어내야 하기 때문에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 누군가가 나랑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라면 어떨까.


그러니까, 내가 일하는 상황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이 꿈에서는 나를 죽이려고 안달이 난 사람들밖에 없다. 이것은 망상이 아니라 내가 실제로 꾼 꿈이다. 한두 번 꿈을 꾸고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잠을 잘 때마다 그런 꿈을 꾼다. 실제로는 정말 친절하고 웃음도 많고 무엇이든 다 수용 가능한 사람이 꿈에서 만나면 나를 죽일 듯이 찾아오고 칼을 들고 쫓아오고 네가 이렇게 사니까 안된다는 둥 말까지 하고 간다.


그동안 꿈에서 많은 사람과 몽상을 겪었지만 현실에서 마주하는 사람이 꿈에서 나를 죽이려는 사람으로 변모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충격이고 나는 꿈을 현실만큼 생생히 꾸는 사람이기 때문에 더욱더 무섭고 실제로 꿈에서 현실로 돌아왔다고 해서 그 사람들을 제대로 마주할 수가 없다. 그 사람을 보면 내가 꿈에서 겪은 모습의 사람으로 느끼기 때문이다.


지금 나에게는 엄청난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 죽어버릴 것 같다. 아니, 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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