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곳에서 제안이 들어오지 않는 이유는 내가 메리트가 없다는 뜻일 것이다. 그것은 비단 글을 한정 짓는 것은 아니지만 나의 모든 삶이 그러한 것 같다. 내가 조금 더 매력 있는 사람이었더라면, 내가 조금 더 센스 있는 사람이었다면, 내가 일을 잘 해내고 끝맺음도 잘하는 사람이었더라면 나는 지금과는 조금 다른 길을 가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다른 길을 걷게 될지, 지금처럼 유지만 하게 될지 혹은 지금보다도 더 엉망인 삶을 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사실 모르는 일이다. 사람 일이라는 것은 예상할 수 없다. 무조건적인 실패는 있을 수 없고 무조건적인 상공은 있을 수 없다. 나는 오래 살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무조건의 성공과 실패는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이 말을 다른 말로 풀어서 한다면 나라고 죽을 일 없고 죽어야 하는 이유도 없다. 그냥 나는 회피하는 방법 중 하나가 죽음일 뿐이다. 그렇지만 나는 회피를 할 수 없다면 죽음에 모든 것을 나 자신에 비유한다. 그것밖에 내가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나는 어디서라도 도움이 될 수 없다는 사람이 되어버린 것 같다. 사랑받지 못하고 이쁨 받을 수 없고 이렇다 할 관심들을 받는 것이 불가능한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나에게 어울리는 옷, 스타일, 내가 갖추어야 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모른다. 아니, 나에게 어울리는 것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모든 것을 직선으로 걸어갈 수 있지만 나라는 존재는 직선이 아닌 빙글빙글 우물 안을 걷듯 돌아간다. 요즘은 하고 싶은 말조차도 없다. 드는 생각이 없다. 이러다 나는 정말 벌을 받게 되지는 않을까. 나 자신이 나 자신에게 내릴 수 있는 가장 허망하고도 처참한 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