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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pty Oct 19. 2022

나는 왜

나는 왜 돈에 관심이 없는 걸까. 정말 한심할 정도로 돈에 관심이 없다. 그러니까, 내가 가진 돈을 쓰는 것은 무척이나 중요하고 신경을 쓰는 편이지만 돈을 굳이 벌어야 한다는 강박은 없다. 돈은 있으면서도 없는 것이라 돈을 많이 벌지 않아도 적당히 벌 수 있다면 나는 그것으로도 만족한다는 뜻이렸다.


그동안 만나온 사람들은 돈에 좌지우지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물론 돈이 있어야 모든 생활이 자연스럽게 돌아갈 수 있기 때문에 돈이 우선인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나는 돈에 좌지우지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돈을 좋아하는 사람이 속물이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었다. 나에게 돈은 정말 종이와도 같다. 지금은 크립토 씬에 어느 정도 몸을 담그고 있기 때문에 환전을 해야 하는 일이 있을 때마다 달러로 600달러, 500달러 이렇게 나올 때마다 나는 그 돈이 한화로 얼마인지 가늠도 하지 못한다. 환율에 따라 검색을 해보면 그제야 아, 600달러라는 돈이 90만 원이 넘는 돈이구나라는 것을 깨닫는 것일 뿐 그 돈이 가진 가치를 나는 알 수 없다.


나도 돈을 좋아하고 미친 듯이 노력해서 집이든 차든 뭐든 사고 싶다. 그러고 싶지만 나는 아무것도 바라는 것이 없다. 600달러가 90만 원 되는 돈이라는 것을 내 눈으로 보고서도 나는 '이 돈으로 도대체 뭘 해야 할까. 핸드폰이 구형이니 핸드폰을 먼저 바꾸고 싶지만 이 돈으로 보증금을 늘려서 월세를 줄여야 할까? 아니면 그냥 이 돈은 어떻게 소비해야 할까'라는 생각을 먼저 한다. 소비를 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그게 현실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것 같다.


나 이거 해야지! 이거 사야지! 하는 마음은 들지만 사실 현실적으로 그게 이루어지지 않는 것 같다. 돈이 사라지는 것도 무섭거니와 귀중하게 벌어온 돈을 함부로 쓰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모르겠다. 내가 지금 뭐라고 말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에게 자연스럽게 들어온 돈은 함부로 쓰고 싶지 않다. 하지만 그 돈을 내가 모으는 것도 아니고 야금야금 쓸 것이라는 것도 나 자신은 아는 일이지만 별 수 없다. 남들에게 쓰지 않는다면 결국 나 자신이 참치를 먹거나 회를 먹는 행위에 쓰는 것인데 그게 나는 너무 아깝다고 느낀다.


이 정도까지 왔다면 나는 그냥 나 자신에게 쓰는 돈이 아까운 게 아닐까 싶다. 이번에는 나 자신을 위해 아이폰 최신 기종으로 바꾸었으면 좋겠다. 그 돈이 부족하더라도 0원에서부터 200만 원을 지출하는 것보다야 100만 원에서 100만 원을 추가로 투자하는 것은 차원이 다를 테니.


사실은 모르겠다.


내가 그렇게 해도 되나? 어차피 죽을 사람인데 그렇게까지 비싼 돈을 투자해야 하나? 싶은 마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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