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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pty Nov 10. 2022

베풂의 아름다움

나는 어려서부터 남들에게 베푼다는 것을 몰랐던 사람 중 하나였다. 그리고 ‘내 것’이라는 강박이 있었기 때문에 누군가가 나의 것을 건드리거나 몰래 먹는다거나 하는 것을 절대 용서하지 못했다. 정말 저주를 하다못해 퍼부을 정도로 싫어했다.


그런데 나이가 들고 보니 나는 죽음이 무섭지도 돈에 욕심이 있는 것도 성공에 대한 압박이나 강박이 있는 것도 아닌데도 왜 나의 것을 그렇게 지키려고 하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 주변에는 생각보다 좋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피부로 체감한 순간부터 나는 나의 것을 조금씩 열기 시작했다. 혼자 먹는 것보다 같이 먹으니 더 맛있다는 내 엄마의 이야기를 이제야 조금씩 이해하는 듯하다.


평생 좋은 것을 ‘혼자’ 독식한다고 해서 행복하지도 부유하지도 못할 것이다. 아직까지도 쥐꼬리만 한 월급이 늘 나 자신을 불안하고 위축되게 만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변 사람들과 함께 나눈다는 것이 어떤 마음인지 어떤 기분인지 아주 조금은 알겠다.


이 느낌을 서른한 살이 저물어가고 있는 11월 중순에 알게 되었다는 것이 부끄럽긴 하지만 평생 모르고 죽는 것보다는 아주 빠른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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