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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pty Feb 23. 2023

무슨 일을 해야할까요?

퇴사자의 발언

무슨 일을 해야 할지, 어떤 일을, 어떤 행위를 해야 하는지 모를 때가 있다. 지금 이렇게 방황하고 있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 사실 다니던 회사에서 퇴사를 하겠다고 마음먹기 전까지는 정말 오래도록 다닐 줄 알았다. 어떤 확신으로 회사를 다녔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상하고도 심오한 확신이 있었던 것 같다. 이곳을 이루는 구성원들이라면 이들을 믿고 조금 더 다닐 수 있겠구나, 조금이라도 더 오래 다니면 이들과 함께 어떠한 결과물이 나올 수 있을 줄 알았고 이 폭풍전야 같은 잡히지 않은 프로세스를 정립할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그건 나의 굉장한 착각이었고 오해였다. 내 생각보다 다른 사람들은 더 오랜 기간을 바라보고 있었고 나처럼 쉽게 무너지는 사람이 없었다. 너무나도 단단하고도 절대 깨지지도 않고 흔들리지도 않을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스타트업을 다니는 사람들은 마인드부터가 다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이 원하는대로 잘 풀린다면 더 이상 바랄 것도 없겠지만 인생은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인생이라고 누군가 나에게 말을 해줬던 것 같다. 의도치 않게 대출을 받거나 사기를 당해 인생이 정말 고꾸라지기 직전까지 갔었을 수도 있고 몇 번의 노력으로 엄청난 행운을 가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운에 인생을 맡기는 것은 불확실한 인생을 사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도 하루아침에 부자가 된다거나 하는 것을 바라진 않는다. 벼락부자가 꿈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소소하게 나 없이도 파이프라인이 구성되어 유기적으로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밖에 없다. 그게 뭐 몇 천만 원이 됐건 몇 백만 원이 됐건 상관하지 않는다.


나는 아직까지도 예술가의 피를 가지고 태어났다고 생각하고 믿기 때문에 그 희망을 포기하질 못한다. 그래서 더욱 사회라는 집단과 어울리지 못하고 도태되어가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인생이 망했다고 정말 망한 것은 아니겠지만 나 자신이 생각하기에는 이미 망하고도 남았다. 아직까지도 멀쩡히 살아있는 게 행운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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