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문득 감사한 마음

야경을 보며 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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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문득 든 생각이다. 모든 것에 감사하다는 마음. 사실 이런 말은 교회의 간증에서나 들을 법한 이야기겠지만 지금은 버스를 타고 선팅에 가려진 유리창문 너머로 보이는 자그마한 불빛들이 가져다준 생각이다. 모든 것에 감사하다. 불현듯 스쳐 지나갔다.


교회를 다녔던 사람으로서 범사에 감사하라-라는 말이 머릿속에 고정관념처럼 박혀있다고 생각했는데 너무나도 멀리 돌아서 나 자신이 이런 생각을 했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보잘것없는 나를 바라봐주고 이해해주고 기다려준 모든 것이 감사하기만 하다. 세상에서 낙오된 사람처럼 살아온 그동안의 시간들이 아깝다고 느껴진다. 나는 왜 그동안 그렇게 살아왔을까. 이런 곳과 이런 사람들과 생각을 깨어날 수 있게 만들어준 곳이, 그런 것들이 생겨난 게 신기하다.


이게 정말 운명이라면 내 곁에서 사라지지 않았으면 한다. 나 자신이 놓지 않고 든든히 그리고 단단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칼자루를 항상 상대방에게 쥐어준 적이 더 많았지만 이번만큼은 누구에게라도 양보하지 않고 내가 꼭 쥐고 있는 칼자루로 인해 나 자신이 결정했으면 좋겠다. 그동안 너무 힘든 삶이었고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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