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 기억은 안 나지만 어젯밤은 너무 괴로웠다. 퇴근을 겨우 하고 집에 도착할 때 즈음에 집에는 더 이상 먹을 음식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대충 가는 길의 동선을 생각하며 사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던가 만들어서 먹을 식재료들이라던가 하는 것들이 뭐가 있을지 생각을 하다가 겨우 버스를 타고 내리는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친절하고 다정한 떡볶이를 파는 아주머니를 찾아갔다. 아쉽게도 고구마튀김이 없어서 대충 오징어 튀김과 야채 튀김, 떡볶이를 소박하게 사고 집에 들어갔다.
작은 원룸의 문을 열자마자 나의 원목 테이블 위에는 다이소에서 구매한 빨래 건조대에 한가득 널어져 있었고 아직 빨래를 돌리지 못한 옷들도 상당했다. 사실 빨래가 다 마르긴 했는데 귀찮아서 빨래 건조대 옆의 아주 좁게 테이블의 공간에서 밥을 먹거나 아니면 바닥에서 대충 밥을 먹었다. 일본에서 밥을 먹는 것처럼 그릇을 손바닥으로 받치고 먹었는데 나름 나쁘지는 않았다. 뭐 호화로운 생활도 아닌데 이렇게 먹고 이렇게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을 했다.
간단하게 반주를 곁들여서 떡볶이와 튀김을 먹다가 갑자기 위장에서 음식을 거부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더 이상 들어가지 않았다. 그대로 전부 쓰레기통으로 향했고 나는 먹던 것을 멈추고 대충 남은 술을 대충 때려 넣고 더 이상은 먹으면 다음 날 지장이 생기겠다-하는 걱정에 그만 마셨고 티브이에서 재밌는 것을 틀어두고 누워있었다.
이전 다니던 직장에서는 새벽 2-3시에 자고 7시에 일어나는 습관이 들어서 아무리 늦게 자도 3시 30분에는 자고 출근을 했었는데 요즘에는 몸에 이상이 있는 건지 정신적으로 지친 건지 알 수는 없지만 어제 양치를 하고 불을 끄고 전기장판을 켜고 매트리스 위에 누운 시간은 11시 30분이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시계를 본 시간은 11시 53분으로 기억한다.
모르겠다. 이런 예민함이 나를 더 못 자게 만드는 건지, 아니면 어떤 문제가 생겨버린 건지 알 수는 없지만 약도 없이 잠에 드는 것이 너무나도 불안했던 걸까. 그대로 잠을 자다 그대로 잠에서 깨버렸다. 심지어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잠에서 깬 새벽시간에 나는 뭐라고 말을 하고 있었던 것 같고 결국 출근하려고 일어난 시간에 기억을 되짚어보니 이게 몽유병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마저 들게 했다.
이리저리 뒤척이며 무슨 말을 계속했었던 것 같다. 중얼중얼. 예전에도 내가 자면서 말을 하고 심지어는 옆에서 같이 자던 여자 친구가 너무 섬뜩하게 자다가 웃어서 너무 무서웠고 놀랐다고 했던 적이 있다.
이런 적은 사실 많지 않은데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요즘 걱정이 많이 늘긴 했다. 가장 큰 고민거리와 걱정이 나를 하루 종일 괴롭히는 것 같다. 털어놓자니 답이 없는 수레바퀴와 같은 고민들이고 걱정들이다. 해결할 수 있지만 너무 많은 것을 잃어버릴 것 같은 느낌에 쉽게 결정하지 못하겠다. 그 결정이 내 삶을 통째로 무너뜨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괜히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모든 원인은 다 거기서부터 오는 걸 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