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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pty Mar 30. 2023

삶은 계란 아니고 지옥이고요.

진짜 죽던 죽이던 둘 중 하나는 하고싶은데요.

어려서부터 살아가는 것이 지옥이라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는데 나는 가장 가까운 누군가에 의해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죽으면 지옥간다, 자살하면 지옥간다는 그 간결하고도 팩트가 있는 한 문장으로 나를 사는동안 평생 가스라이팅을 해온 듯 하다. 나는 우리 가족이 모두 알 정도로 힘든 시기를 보낸 사람이다. 뭐, 이런 말을 했다고 해서 힘들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으랴-.


나보다 혹은 나의 가족사정보다 더 힘든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왜 모르겠는가. 너무나도 잘 안다. 하지만 나는 너무나도 힘들게 살아왔다. 내가 바라는 모든 것들에게 내가 바라는 사랑과 애정을 받아본 적이 없었고 늘 그들의 꼭두각시처럼 인형노릇을 해댔다. 잘했어 잘했어-라는 말과 함께 나를 조종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희생하고 헌신했는데도 나에게 돌아오는 것은 늘 항상 두번째였다. 둘째이기 때문에 두번째가 아니라 정말 모든 것에 대해서 두번째였다. 나는 그게 정말 죽어서도 싫었다. 아니 죽어서는 모르니까 일단 죽어봐야 알지도 모르겠다.


나는 누구의 피를 물려받았는지 모르겠지만 남을 돕고 깔끔하고 청소하는 것을 좋아한다. 늘 깔끔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좋아하고 내가 손 닿는 모든 것들이 조금이라도 문제가있다면 나는 그것을 곧장 고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내가 사는 이 세상에서는 욕을 먹는다. 잘 쓰고 있는 것을 왜 만져서 일을 벌리냐, 너 때문에 이거 고치느라 얼마가 들어갔는지나 아냐는 둥. 이런 말들로 나는 사회에서, 세상에서 자신감이 결여된 채 살아갔다. 그것이 부모 탓이라면 부모 탓이겠지. 탓을 돌리려는 것이 아니다. 내가 작년 독립을 하겠다고 선포했을 때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을 간섭하고 잔소리를 하고 태클을 걸었다. 다른 집에서도 할 수 있는 말일지도 모르겠지만 우리집은 달랐다. 보증금은 있냐, 니 능력으로 무슨 월세를 내고 사냐, 니가 혼자 밥을 차려먹을 수나 있냐, 니가 혼자 빨래를 할 수나 있냐라는 정말 어이없는 말들만 했다.


그리고 독립을 하고 가끔 집에 올 때마다 보여줬다. 내가 얼마나 변했는지, 내가 혼자서 설거지도 하고 청소도 하고 얼마나 깔끔하게 살고 있는지 보여줬다. 그렇게 보여주니 독립하더니 의젓해졌네 혼자 밥도 먹고 설거지도 하고 라는 둥의 이상한 말을 내뱉어댔다.


내 나이는 23년 기준으로 변경되지 않은 나이 32살이다. 32살이 밥을 혼자 먹지 못하고 설거지를 못하고 빨래를 못하고 청소를 못할거라는 안일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 신념까지 가지게 되니 정말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갔다.


나는 그래서 곧 이 집에서 탈출하려고 한다. 수입이 있는 상태로 독립을 하면 가장 좋겠지만 나는 하루라도 이 집구석에서 더 오래 있을 생각이 없다. 그들이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하는 행위를 무시하거나 내가 항상 두번째라는 것을 각인시키는 그들의 행동이 너무나도 지옥같다. 나에게 탈출구를 주는 존재는 아무도 없다. 나는 왜 이렇게 그 누구에게도 내가 바라는 사랑과 관심과 사랑을 받지 못하는걸까.


그래놓고선 기껏 한다는 말이 "어렸을 때 많은 사랑을 줬어요."


개같지도 않은 소리 안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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