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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pty Mar 31. 2023

돈은 있다가도 없는 것이라지만

왜 제 곳간은 비어만 가나요?

우리는 무수히 많은 방법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 돈으로 돈을 불리는 방법이 있는가 하면 0에서 노동력으로 돈을 벌 수도 있는 세상이기도 하다.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나 역시도 돈을 어떻게 서든 벌 수 없다고 생각을 했다. 다행히도 크립토와 블록체인 씬에서 7개월가량 있으면서 느끼고 체험하면서 느꼈던 것은 '내가 모르는 세상은 아직도 너무나도 넓구나'라는 사실이었다.


정말 단순하게도 인생의 이치를 깨닫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었을 때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하다고 이야기를 들은 시점부터 정말 그들이 하는 말대로 따라 하니 돈이 많이 벌리지는 않아도 벌리긴 했었다. 나에게 처음 투자 권유를 해주었던 한 회사의 대표였다. 내가 성격이 좋아 보였는지 하루는 나에게 와서 "같이 해보지 않을래요?"라고 이야기를 했고 당연하게도 누군가를 상대할 때 가장 걱정되었던 것은 돈이었기 때문에 "죄송한데 저는 투자할 돈이 없습니다."라고 받아쳤고 그 대표의 회신은 더 놀라웠다.


"돈을 내라는 게 아니에요. 돈은 제가 빌려드릴 테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벌리는 돈은 용돈 하시고 그 대신 저에게 체험기를 알려주세요. 스크린샷을 찍어서 어땠는지, 오늘은 얼마나 벌렸는지 등의 후보고 같은 것들을 해주시면 되어요."라고 이야기를 했다. 심지어 그때 당시에 나에게 투자했던 돈은 150만 원 정도였다. 물론 블록체인 사정 상 시세가 손바닥 뒤집듯 변동의 낙폭이 심하지만 그때 당시에는 정말 거품이 많이 꼈었다. 많은 사람들이 몰렸기 때문이다. 그 대표는 나에게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돈을 보내주었고 같이 3-4개월 정도 함께했다. 데이터 분석은 재능이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스나 후보고 등 많은 것을 공유를 했다. 대표라는 직책을 가진 사람은 일반인들의 시간보다 훨씬 더 짧고 빠르니까 그들이 못하는 것들을 확인해 주었고 뉴스를 찾아다 주었다. 몰랐던 내용인데 알아봐 줘서 고맙다는 말을 했다. 그렇게 더욱더 관계는 친밀해졌다.


하지만 시장 상황 상 너무나도 좋지 않아 졌고 150만 원이었던 돈은 1/10로 토막이 나고 있었고 그 돈을 어떻게 갚아야 할지 정말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나한테 물어내라는 것은 아닐까, 내가 어떻게 저 돈을 모아서 갚을까 하는 생각과 고민에 빠져있었다. 정말 다행히도 시세가 떨어지는 것은 당연히 예측했던 것이고 빌려드렸던 만큼의 숫자만 돌려주시면 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니까, 현 시세가 아닌 빌려갔던 만큼의 숫자를 다시 돌려달라는 의미였다. 달러로 비교하자면 1달러에 500원 할 때 300달러를 빌렸으면 달러가 100원이 되던 50원이 되건 300달러만 채워서 돌려달라는 말이었다.


너무나도 미안한 마음에 그렇게 해도 되겠냐고 몇 번이고 물어봤지만 괜찮다고 했다. 그 말을 듣자마자 빠른 시일 내에 빌렸던 만큼의 숫자를 다시 돌려드렸다. 되려 감사하다고 이야기를 하는 모습을 보아하니 정말 너무 미안했고 또 너무 고마웠다. 한동안 시간이 지나고 함께 일하는 다른 직원에게 물어보니까 그런 돈으로 신경 쓸 사람이 아니라고 했다. 알고 보니 사는 곳도, 타는 차도 내가 걱정할 수준이 아니었다. 하긴, 하나의 회사의 대표로서 국내외를 불구하고 그렇게 돌아다닐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의 여유가 된다는 뜻이겠지 그게 아니라면 능력이, 재능이 특출 나서 세상에서 알아봐 주고 있는 것이었으리라.


그 계기를 통해 돈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는 거구나라고 느꼈지만 결국 내 수중에 있는 돈들은 점차 사라지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팔자 좋은 소리만 나열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무슨 일이라도 해서 곳간을 채워놓아야만 한다. 배가 고프다고 무지성으로 맛있는 밥을 사 먹고 즐기고 여유를 부릴 때가 아니다. 어떻게 해서든 돈을 아껴야만 하고 무슨 일을 해서라도 나의 비어 가는 곳간을 채워놔야 하지만 나는 지금 무슨 일을 어떻게, 어떻게 해야만 하는지 정말 감이 오질 않는다.


남들은 오랜 시간을 걸쳐 한 직장에 헌신하고 노력하는데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는지 정말 의문스럽다. 한편으로는 대단하기도 하다. 아니, 그냥 대단하다. 한 직장에서 오래 버티는 것도 대단하고 신기하지만 여러 가지 커리어와 나와 맞지 않는 길이라고 이리저리 다른 일을 시도해 보고 부딪혀보는 것이 너무나도 대단하다. 매사가 불안한 나는 그런 것도 잘 못하겠던데 말이지. 앞으로 내가 갈 수 있는 길은 있기나 할까. 존재하기나 할까? 아니면 존재하지 않고 점차 사라져 가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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